유명한 최장기 심리학 하버드 연구를 집대성한 책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 - ‘행복의 조건’을 찾는 하버드의 연구는 지금도 계속된다
로버트 월딩거.마크 슐츠 지음, 박선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10월

심리학 책에서 자주 인용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라 불리는 일명 하버드대 행복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인용된 것으로만 접하다가 그 연구 프로젝트를 집대성한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반갑게 읽어봅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무려 85년 동안이나 진행하고 있는 (여전히 진행 중인) 장기 프로젝트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 단발성 연구가 아니라 생애에 걸쳐 추적 조사하는 연구입니다. 신체 건강, 정신 건강, 가정생활, 사회생활, 직업, 결혼, 자녀 양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긴 세월 동안 연구 방향은 조금씩 수정 확장됩니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월딩거는 이 연구를 이끄는 네 번째 총책임자이고 마크 슐츠는 부책임자로 벌써 20년 가까이 합을 맞춰왔습니다.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월딩거의 ‘무엇이 좋은 삶을 만드는가’에 대한 TED 강의도 유명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는 로버트 월딩거 교수가 질문한 ‘무엇이 좋은 삶을 만드는가’에 대한 답변을 뒷받침할 85년간의 풍부한 사례와 과학적 자료를 소개합니다.

The Good Life. 좋은 삶이란 뭘까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올까요? 우리 삶은 행복한 일로만 채워지지 않습니다. 시련과 난관이 찾아옵니다. 그때 저마다의 선택과 따르는 길에 따라 인생은 달라집니다. 문제는 고통스러웠던 시기도 지나고 보면 추억으로 미화합니다. 게다가 우리의 기억에는 구멍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 흐름에 따라 펼쳐지는 전체적인 삶을 계속 관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10대부터 노년기까지 지속적으로 관찰 연구한다면 건강과 행복에 정말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이 연구가 탄생합니다.

처음 연구는 매우 다른 부류의 소년 두 그룹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버드 대학생 그룹과 도시 빈민가 그룹이었습니다. 도시 빈민가 그룹은 흔히 생각하는 비행청소년이 아니라 그 경로를 피하는데 성공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추적 연구하면서 애초에 상상하지 못했던 독특하고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졌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 프로젝트는 같은 가족을 대상으로 두 세대에 걸친 개인의 삶을 80년 이상 추적해왔습니다. 최초 참가자 724명의 후손까지 포함해 현재 1,300명 넘는 인원이 참여해 3세대에 걸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종단 연구는 시간을 꿰뚫어 보는 렌즈와 같습니다. 긴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삶을 살핍니다. 하버드 연구는 사람들을 추적하면서 수천 개 질문을 던지고 수백 가지를 측정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게 뭔지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부를 쌓고 높은 지위를 얻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를 한 줄 요약하면 “좋은 관계는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끝.”이라고 말할 만큼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장수에 영향 주는 중요 요소는 바로 ‘좋은 관계’였습니다.

결론이 나왔으니 끝일까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좋은 인생으로 향하게 해줄 좋은 관계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인생이라는 지도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이 이야기들이 바로 온갖 심리학 책에서 언급하는 관계론의 바탕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인 최인철 교수가 “행복에 관해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이라고 추천할만합니다. 행복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관계의 모든 것이 이 책에 있습니다. 관계의 힘을 좋은 방향으로 증폭시키는 방법과 관계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법, 가족과 직장 그리고 친구 간 관계에 대한 조언이 가득합니다.

행복의 과학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적인 삶에 연구 통찰을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과학이 해결해 줄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커피를 마시면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는 게 좋을지, 농구를 하는 게 좋을지, 산책을 하는 게 좋을지 말해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연구 사례로 좋은 관계의 힘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하면서 자신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의 당위성을 얻게 될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는 행복을 부르짖는 우리에게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그리고 그 중요한 것들을 어떻게 갖출 수 있는지 일깨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