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3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11/pimg_7960121634045074.jpg)
조각보를 닮은 표지 색감이 일품인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흔히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말하는 책입니다.
한국 문화를 재해석해 현대화하는 작업을 하는 꾸준히 하고 있는 최경원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 삶 속에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일상의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알렉산드로 멘디니, 마르셀 반더스, 카림 라시드,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필립 스탁 등 디자이너 20명이 만들어낸 멋진 작품들을 통해 그 안에 담긴 디자인 철학을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공장용 기성품은 개성이 없습니다. 좀 독특하다 싶은 디자인은 캐릭터 용품 정도로만 만나게 될 뿐이고 미술 명작처럼 일상 속에서 접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감동을 받고 싶어 합니다. 매슬로 욕구 단계설의 피라미드 꼭대기에 자리 잡은 탐미적 욕구를 지향하는 게 본능입니다. 이왕이면 내 삶의 일상 곳곳에서 말이죠. 이 책에 등장하는 일상 명품 디자인에 끌릴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편의성을 뛰어넘는 예술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디자인이 가득합니다. 감동을 주는 디자인은 심오한 인문학적 가치로 대중들에게 아름다움을 즐기게 합니다.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이탈리아 주방회사 알레시 대표 상품 와인오프너에 아이덴티티를 불어넣어 기능성을 뛰어넘는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이라 불리는 프루스트 의자는 바로크풍 럭셔리 의자에 그림을 그린 것뿐이지만 톡톡 튀는 색감과 고전주의의 결합이 새로운 즐거움을 낳았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11/pimg_7960121634045075.jpg)
세계 최고의 산업 디자이너 마르셸 반더스, 자연을 추상화한 디자인이 많은 부홀렉 형제, 색상의 매력을 내세운 카림 라시드, 미래를 엿보게 하는 디자인을 보여준 로스 러브그로브 등 일상에 들어온 명품 디자인을 만납니다. DDP 건축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자하 하디드의 우아하고 세련된 곡선미를 살린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그저 예쁜 쓰레기이지 않냐고요?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대중적 디자인이면서도 지극히 예술적입니다. 예술적이라고 해서 난해하지 않습니다. 설치미술처럼 보이는 것도 대중에게 다가선 디자인이었고, 작품들이 놓인 장소도 일상 공간인 곳이 많습니다. 지하철역처럼 공공장소에 작품들을 놓은 나라도 많습니다.
일상 공간을 영감 가득한 공간으로 바꾸는 매직을 만나게 됩니다. 그 자리에 있기만 해도 오브제가 되는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를 보니 심미안이 탁 트이는 기분입니다.
처음엔 이게 뭐가 새롭지?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 한 마디로 지금까진 볼 줄 몰랐던 겁니다. 저자의 설명과 디자이너의 철학을 읽다 보면 그제야 눈에 보입니다. 디자이너의 통찰력과 창조적 아이디어에 감탄하게 됩니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조형 감각이 탁월한 작품들. 그 안에 깃든 철학적인 개념을 이해할수록 디자인이 일상에 스며들 때의 가치를 만끽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말 중에 '정신적 가공'이란 단어가 인상 깊었습니다. 첨단 기술과 재료를 사용한다 한들 정신적 가공 없이는 의미가 없음을 일깨웁니다. 날 것 상태와 감동을 주는 디자인의 차이를 이해하게 됩니다.
일상용품부터 가구, 건축물, 패션, 자동차 등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용한 디자인의 힘을 만나는 시간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기능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디자인이 어떻게 탄생하고, 우리 삶이 어떻게 풍요로워지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