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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 철학
이인 지음 / 그린비 / 2023년 9월
평점 :
한 번쯤 철학 공부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 <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 철학>. 일반 서점용 표지와 제가 읽은 책 표지가 다릅니다. 지역 서점 한정판 디자인으로 읽었습니다.
10년 동안 철학 강의를 했고, 인문학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인문학자 이인 저자가 철학 문턱을 낮췄습니다. 철학 초보자도 재밌게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책 뒷표지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뭣 모르고 시작하는 서양 철학 튜토리얼! 우리는 지금 철학 지식 제로 상태잖아요? 통사처럼 순서대로 읽는다면 매번 고대 철학자 파트만 읽다가 그만둘 겁니다. 이럴 땐 내 관심사를 먼저 살펴보는 겁니다.
'서양철학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안다'에서 시작해 화살표를 따라가면서 내 관심을 받은 철학자 파트부터 읽어보세요. 저는 미셸 푸코가 나오더라고요. 앗?! 저는 푸코를 잘 모릅니다. 그동안 철학책을 볼때마다 당시 관심있던 철학자부터 찾아 읽었는지라 푸코와는 인연이 없었어요.
푸코를 읽으라고 하니 읽어봐야지요. 푸코가 나오는 페이지로 가봅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철학자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성소수자였던 푸코의 배경과 그의 사상의 연결고리도 이해가 되었고요. 자신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몰아세우는 이상한 사회에 맞선 푸코였습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것들은 본래부터 있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근대에 형성된 것임을 일깨운 푸코.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현실 속에서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희망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와... 푸코 재발견!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읽었어요. 이렇게 읽는 방법도 좋군요. 안그랬으면 이번에도 대충 지나쳤을 텐데 말이죠. (저 이제 푸코가 쓴 책은 무엇인지, 핵심 사상이 뭔지 키워드 정도는 알게 됐어요~)
<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 철학>은 1일 1사상가를 만나보는 철학 입문서입니다. 한 사람마다 다섯 장 분량이라 짧은 호흡으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핵심 개념 키워드를 정리하고, 함께 읽으면 좋을 책도 소개합니다.
무엇보다 철학 입문서답게 문장이 쉽습니다. 쉬운 문장 덕분에 철학 세계에 막 들어선 초보자들의 두려움과 좌절감을 없애줍니다. 문턱은 낮추고, 지식 쾌락 충만한 시간을 선사하는 <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 철학>입니다.
나, 행복, 세계, 사회라는 큰 틀로 구분해 철학자 핵심 사상을 소개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세계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올바른 사회란 어떤 모습인지.
예를 들어 행복한 삶과 관련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으로 시작해 스토아학파 에픽테토스와 아우렐리우스를 거쳐 자기 자신을 믿고 이해할 때 일어나는 최고의 순간을 이야기한 에머슨까지 내면 훈련을 도와주는 조언이 가득합니다.
한국에 와 본 철학자 지젝, 바디우 편도 좋았어요. 서유럽 출신 사상가들 사이에서 동유럽에 기적처럼 나타난 지젝. 날카로운 비판으로 점철되어 있는 그의 정치 철학은 어렵게 다가와 인터뷰 책 정도로만 접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키워드 몇 가지를 건져올릴 수 있었습니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2013년 대한문 앞 시위 현장에 등장했던 인물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자극을 주는 혁명을 사유하는 철학자입니다. 그 역시 민주주의 실체를 폭로하고 혁명과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낯설지만 궁금했던 현대 철학자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시간입니다.
알라딘 서점에 스티커와 모의고사 학습지 사은품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독파한 철학자에 스티커를 붙여 애벌레를 완성하고, 업그레이드 된 지식을 체크해보세요. 모의고사 학습지는 QR코드로 바로 받아볼 수 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