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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말고 인증샷 말고 식사 - 우리가 먹는 모든 것 ㅣ 십대톡톡 2
정정희 지음, 김우현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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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바람 청소년 교양 시리즈 십대 톡톡 두 번째 책은 더 나은 식생활을 위해 필요한 우리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것 <먹방 말고 인증샷 말고 식사>는 먹는다는 것의 의미와 요즘 시대 음식을 대하는 풍경을 짚어보며 잘 먹는다는 것, 잘못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봅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된 Mukbang. 십대들의 40%가 매주 한 번 이상, 매일 한 번 미만으로 시청할 정도로 K컬처가 된 먹방과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쿡방 전성시대입니다.
혼밥 하다 보니 먹방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고 대리만족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먹방에 등장하는 음식 대부분은 패스트푸드나 맵고 짠 배달음식입니다. 알게 모르게 먹방으로 인한 피로감이 높아집니다.
한편으로는 적게 먹고 맛없게 먹는 소식좌 콘텐츠도 인기 있습니다. 이 역시 과도한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맛집 인증샷 풍조는 이미 습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집에서 먹을 때도 무조건 한 컷 찍는 게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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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최대한 빨리, 저녁은 대충. 삼시세끼라는 말은 옛말이고 다 같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도 점점 줄어듭니다. 편의점 간편식으로 혼밥 하는 시대입니다.
식품 산업과 식품 과학 발달로 다양한 초가공식품이 생겨나고, 세계화의 영향으로 서구식 먹거리들이 쏟아집니다. 종류는 많은데 사실 우리가 섭취하는 내용물은 거기서 거깁니다.
옥수수 없이 한 달 살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합니다. 각종 고기가 되는 가축의 사료로 옥수수가 사용되고, 성분표를 보면 죄다 옥수수 가공품이라고 합니다. 음료수에 들어가는 감미료인 고과당 시럽도 옥수수로 만듭니다.
과자 성분표를 보면 글로벌합니다. 죄다 수입품이니 탄소배출량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렴하니까 수입하는 건데 왜 저렴할까요? 초콜릿 1개를 1달러라고 치면 카카오 농민에게 7센트, 수출국 세금 7센트, 초콜릿 제조회사 41센트, 판매업체 28센트, 초콜릿 판매국 세금 17센트라고 합니다.
값싼 공급에는 거대 기업 농장이 있는 나라의 가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라 전체 수출 3분의 1이 커피인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실 때마다 스벅 커피 한 잔 사기도 힘든 일당을 받는 농민이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 속에 감춰진 이면을 속속들이 짚어줍니다.
배불리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일까?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일까를 고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몸에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단짠단짠 맛에 익숙해지면 자라서도 익숙한 맛만 맛있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식품 회사가 만들어낸 맛에 길들여집니다.
제초제와 GMO 관계에 숨은 비밀, 생명을 먹고 있다는 걸 잊게 하는 가공 및 포장의 비밀 등 음식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이 무척 많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됩니다.
육식과 채식 논쟁도 단순히 찬반 논쟁이 아니라 영양, 환경, 윤리적 측면 모두를 짚어주며 더 중요한 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을 먹느냐 하는 거라는 걸 일깨웁니다.
<먹방 말고 인증샷 말고 식사>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인지,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식탁의 즐거움까지 함께 했을 때 진정한 식사가 된다는 걸 알려줍니다.
십대 톡톡 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로 폭넓고 깊게 토론할 수 있는 소재를 풍성하게 담아내 이번 책도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본능으로 먹는 음식 역할을 넘어 음식을 대하는 건강한 태도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