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정리한 신들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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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시작했다가도 중도 포기하게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 남는 건 에피소드 일부 정도뿐이기도 하고, 분명 신화라는 이름이 붙었는데도 트로이 전쟁 같은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이 등장하면 혼란스럽기도 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정체가 아리송해집니다.


그럼에도 서양 문화를 형성하는 헬레니즘의 토대이기에 그 배경지식의 원천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손놓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정리는 되지 않으니 진퇴양난입니다.


알쏭달쏭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말끔하게 정리해 준 책이 나왔습니다. 베스트셀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 30여 권이 넘는 역사서를 저술한 실록가 박영규 저자가 세계사로 눈을 돌렸습니다. 전작 <세계사 신박한 정리>에 이어 이번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 원전을 그대로 담은 책이 아니라 신화 속 인물 관계와 사건을 중심으로 요약정리한 책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훌륭한 참고서가 될 겁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콕콕 짚어주니 속이 다 시원해지더라고요. 제가 헷갈려 했던 부분을 이번 기회에 말끔하게 해소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창작되었다고 합니다. 건국신화인 셈입니다. 제우스와 올림푸스 신들의 이야기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절엔 그저 창작물로만 생각했는데 이조차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덧붙여진 이야기였던 겁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단군신화도 곰과 호랑이가 진짜 사람으로 변한 게 아니지만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우상화한 이야기잖아요. 제우스는 순수하게 창작된 인물이 아니라 역사 인물이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제우스는 어느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었을까요.


제우스가 성장한 크레타섬과 제우스의 4대손이 트로이 전쟁에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해 제우스를 기원전 14세기 전후 인물로 추정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후대 작가들이 이야기를 보태면서 문학작품으로 승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우스를 신화 속 비현실적 존재로만 생각하게 되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는 제우스와 가족들이 신격화되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이어서 제우스와 아이를 낳은 21명의 여인과 18명의 아들, 25명의 딸을 정리합니다.


그러고 나면 제우스 후손이 형성한 그리스 3대 왕가가 등장합니다. 테베, 아테네, 미케네 왕가입니다. 이들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제우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면 제우스와 대립한 프로메테우스의 가계도 등장합니다. 이아손과 아르고호 원정대가 이 줄기에 해당합니다. 트로이 전쟁보다 20년 정도 앞서 벌어진 아르고호 원정대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신화 속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이후 트로이 전쟁의 배경과 전쟁 결과를 정리하고 민간 전설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로 흡수된 인물들과 괴물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장황하게 늘어놓은 신화의 배경을 핵심 위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쓴 주요 작품들까지 소개하고 있어 함께 읽으면 좋은 고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역사적 요소, 신화적 요소, 문학적 요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짚어준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박영규 저자의 신박한 정리 덕분에 서양 역사와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탄탄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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