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 두 젊은 창작가의 삶과 예술적 영감에 관하여
허휘수.서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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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물리학을 전공한 안무가 허휘수, 영화를 전공한 비디오 아티스트 서솔. 예술로 연대하는 두 젊은 창작가의 수다 에세이 <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그들은 몇 개월 뒤 유튜브 채널 소그노에서 제작한 여성 예능 촬영장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 첫 인연에 대한 이야기부터 흥미진진합니다. 비전공자로서 자격지심이 있던 허휘수는 순수 혈통 예술가 서솔을 보며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습니다.


반면 영화판을 뛰쳐나온 뒤 유튜브 세계에 발을 들이고부터 예술 세계와 이별했다고 생각하는 서솔은 그런 허휘수의 기대감이 부담스럽습니다. 자신에게 예술에 대해 묻다니! 같이 작업하자고 하다니!


허휘수의 남다른 직진 방식이 통했을까요? 어느새 1시간짜리 공연 목록을 짜고 있질 않나, 글까지 이렇게 쓰면서 인연을 이어오게 됩니다.





『따님이 기가 세요』를 쓴 서솔,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를 쓴 허휘수.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편견과 차별을 헤쳐나가며 살아내고 있는 여성의 삶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에세이를 쓴 작가들인 만큼 둘의 대화가 기대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댄서와 비디오 아티스트를 접목한 공연 일부를 유튜브로 보니 정말 놀랍더라고요. 새로운 예술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었던 느낌이랄까요. 낯설지만 그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게 됩니다.


<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는 창작가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됩니다. 대화 주제는 예술이지만 그 고민은 창작가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여서 따분하지 않습니다.


"짝사랑해 본 적 있어?"라는 첫 질문에서 그냥 수다로 가볍게 시작하려나 보다 싶었는데 예술과 연결되는 방식이 재미있었습니다. 짝사랑은 예술과 해 본 거 같다는 대답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경험하는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술 작업을 하면서 겪는 갈등은 짝사랑의 형태와 닮아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돈을 열심히 버는지 생각해 보니까 행복하게 춤추기 위해서인가 봐"라고 말하는 허휘수처럼 경제적 자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이미 창작 세계에서 살고 있는 그들은 예술이란 무엇인지, 예술가가 가져야 할 능력은 무엇인지 여전히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현장 예술의 여운을 깊이 만끽하며 배우들의 호흡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유튜브 영상으로 만날 때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유튜브가 예술 플랫폼이 될 수 있나에 대한 관점을 나누기도 합니다.


N잡러로서 에너지 소진에 대한 고민도 많습니다. 글쓰기가 힘들 땐 새로운 자극과 영감 탐색을 하는 여행으로 해결해 보기도 합니다.


독자들을 위한 질문 20가지도 있습니다. 창작가라면 꼭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이기도 하고, 창작가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내는데 필요한 자극을 주는 질문이 가득합니다.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성숙한 대화란 이런 거구나라는 걸 깨닫게 하는 <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젊은 창작가들의 대화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불안감을 솔직하게 내뱉고 대화하며 그 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관계맺음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잘 보여주는 에세이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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