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의 세계사 - 페르시아전쟁부터 프랑스혁명까지,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지리의 순간들
이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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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는 왜 하필 서쪽으로 진출해 그리스와 충돌했을까? 문명 교류의 무대가 왜 하필 중앙아시아였을까? 유라시아 동서를 아우르는 최대 규모의 세계제국 몽골제국은 왜 몽골문명이 없을까? 한반도에서 벌어진 임진왜란은 동아시아 국제 질서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역사적 질문의 답은 우리 발밑의 지리에 있었습니다. 지리학 시각으로 지구사, 문명사, 전쟁사를 해석해온 이동민 저자의 책 <발밑의 세계사>. 지리로 촉발된 충돌과 교류의 경험이 오늘날 세계를 만들어냈음을 보여줍니다.


러우전쟁도 지리가 빚어낸 전쟁입니다. 풍부한 농업 생산성과 자원 매장량이 매력적인 우크라이나 땅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유럽이 탐내던 곳이었습니다. 위대한 영웅도 제국도 영원하지 않지만, 지리는 역사의 상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발밑의 세계사>는 각 문화권 탄생과 그 배경이 된 지리와 각 문화권을 연결하는 길을 살펴보고, 지표 공간 위에 인위적으로 그어지는 새로운 선까지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전쟁사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영화 <300>에서 왜 스파르타군이 그토록 치열하게 싸웠고 그 결과 어떻게 역사가 진행되었는지,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에서 주인공이 이슬람과 중국 간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장면의 배경이 된 탈라스 전투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잔혹 우화 소설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에서 훈족의 아틸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었는데 그 배경지식도 이번 기회에 만나봅니다.


그 유명한 마라톤전투도 지형을 활용한 전투였습니다. 마라톤 평원의 습지는 페르시아 파국을 재촉했습니다.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에 영향을 미친 한족, 한자 탄생을 낳은 한나라 역시 지정학적 안목이 있었던 지도자에 의해 초한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지정학적 안목은 지중해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이탈리아반도에서 빠져나온 로마는 포에니전쟁과 갈리아전쟁을 통해 유럽 자체를 구축하게 됩니다.


세계사의 향방을 바꿔놓은 십자군전쟁도 결국 땅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그리스도 대 이슬람 문제를 넘어 다중스케일적 접근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합니다.


지표 공간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틀이나 단위를 스케일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지리학계는 지표 공간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을 다양한 스케일 간의 상호 관련성을 바탕으로 분석한다고 합니다.


로마의 멸망을 해석할 때도 정치적 혼란이라는 유럽 스케일, 훈족의 서진이라는 중앙아시아 스케일, 흉노족과 한나라 충돌이라는 중국 스케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라는 환경 스케일까지 모두 영향받은 것임을 짚어줍니다. 역사의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반도 특성상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부딪혀 발발한 임진왜란도 조선, 명나라, 일본, 동아시아라는 다양한 스케일을 아우르는 다중스케일적 접근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임진왜란은 거대한 스케일의 동아시아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명나라 정벌을 목적으로 한 일본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점을 내어주지 않고자 한 명나라 간에 벌어진 임진왜란은 동아시아 전체의 지정학적 변화를 낳았습니다.


거대한 경제 공동체로 묶은 동아시아 신항로 개척의 영향, 불법적인 밀수 천국 명나라, 북쪽의 오랑캐에 집중한 조선, 전국 통일로 최강 지상군을 보유하게 된 일본의 상황을 짚어줍니다.


미국독립전쟁과 프랑스혁명에 이어 서구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으로 인한 지정학적 대립과 갈등은 계속 이어집니다. 양차 세계대전에도 온갖 지정학적 스케일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었습니다. 냉전이라는 또 다른 지정학적 갈등이 낳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도 살펴봅니다.


이제 신냉전이라는 갈등과 대립의 국면으로 재편된 오늘날의 세계에서 지정학은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리적 문해력으로 다시 해석해 보는 <발밑의 세계사로>로 흥미진진한 비하인드스토리를 만나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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