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명상록 헬라스어 완역본)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2천년 불멸의 고전 그린비 고전의 숲 5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김재홍 옮김 / 그린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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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을 읽는 것은 곧 철학하는 행위를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것과 같다”라며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저자가 칭송하길래 <명상록>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게다가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면..."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이 많다고 하니 뭔가 딱딱한 철학책이라기보다는 좀 더 일상 속 자기계발 느낌도 슬슬 풍기더라고요.


2천 년 불멸의 고전 <명상록>. 들어봤지만 실제로 읽지는 못한 수많은 고전들처럼 이 책도 그렇게 스쳐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이번 생에 읽을 기회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린비 출판사에서 출간한 헬라스어 완역본으로 만나봅니다.


제목이 특이하죠? 기존에 알던 명상록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이라니요. 사실 명상록은 후대에서 붙인 제목이라고 합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헬라스어로 기록했고, 이 책은 헬라스어 완역본입니다. 철학박사 김재홍 번역가는 원제까지도 되살려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ta eis heauton; ad se ipsum)>이라는 제목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무려 로마 황제였습니다. 황제 업무와 함께 자신의 도덕적 발전을 위해 정진한 흔적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는 그저 노트에 적었을 뿐이지만 그 기록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에게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충고와 조언을 던졌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은 자기 내면의 정신적 활동을 기록한 철학적 일기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철학사에서 후기 스토아학파 대표 철학자인 세네카, 에픽테토스와 함께 언급되는 인물입니다. 철학의 궁극 목적인 삶의 방식을 고민한 그는 이상적 모습을 갖춘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기록했고, 에픽테토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스토아철학 사상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낯선 철학 용어, 낯선 시대상 등 배경지식이 없어도 명상록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주석으로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얼마나 자세히 알려주는지 원문 분량보다 해설로 가득 채운 페이지가 기본입니다. 800개 이상의 주석과 연보, 찾아보기 덕분에 이리저리 검색할 필요 없이 온전하게 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계발 요소가 많은 명상록이라고 했는데 문장 하나하나가 주옥같습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때는 다음을 생각하라."는 문장을 발견할 때면 웃음이 먼저 터집니다. 고전읽기가 지겹지 않고 보물찾기 하듯 읽게 되니 꽤 재미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기 어려울 때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인간의 일을 다하기 위해 나는 일어나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위해 태어나고, 그것을 위해 이 세상에 온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아직도 투덜대는 것이다. 아니면, 나라는 사람은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몸을 데우려고 만들어진 것일까. '하지만 그게 더 즐거울 거야.' 그렇다면 너는 즐거움을 위해 태어났을까? 대체 너는 사물을 경험하기 위해 태어났을까 아니면 행동하기 위해 태어났을까? _ p150, 제5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기록은 스토아적 삶의 원리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외부의 도움과 타인이 주는 위로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와 평온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것을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내려면 '내면으로 돌아섬'에 이르렀을 때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기의 내면을 철학적 원리로 재무장하는 겁니다. 끊임없이 내우외환에 시달린 황제 마르쿠스는 철학적 일기라는 쓰기 행위를 통해 자기의 내면을 다졌습니다.


변방의 진영에서도 자아의 자기 계발을 끊임없이 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출판을 위한 기록물이 아니라 자기 계발을 위한 철학적 일기이기에 원전 구성은 조금 엉성한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솔직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때로는 실천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기도 했고, ~할 것 하면서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는 실천적 훈련에 집중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12권의 일기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에픽테토스의 『강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그의 사상을 잇는 철학적 사고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수많은 철학자 선배들과 저명한 인물들을 언급하며 끊임없이 성찰했습니다.


2,000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의미 있는 울림을 안겨줍니다. 자아를 변화시키기 위한 철학적 훈련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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