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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씨, 우리 함께 걸어요
김지선 지음 / 좋은땅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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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명의 신경과 전문의 김지선 저자의 책 <파킨슨 씨, 우리 함께 걸어요>. 수많은 환자를 진료한 경험으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담아 환자와 가족이 파킨슨병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퇴행질환 중 파킨슨병에 대해 알고 있는지요. 알츠하이머병보다 더 낯선 이름이지만, 우리나라에서 1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매년 10% 이상씩 늘어나고 있지만 획기적인 치유 방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느려짐, 떨림, 강직, 균형 장애.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파킨슨병이라는 병명이 붙으면 심리적 부담이 커집니다. 도대체 파킨슨병의 정체는 뭘까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걸까요.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박희순 씨의 사례를 환자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스토리텔링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친구들 무리의 걸음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지고 오른손이 떨리기 시작한 박희순 씨. 파킨슨병이 의심되어 도파민 PET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역시나였습니다. 온몸이 마비되어 죽는 건가 싶어 두렵습니다. 치매도 걸리나 싶어 걱정입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신경전달물질 중 도파민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치료약은 도파민 계열의 약입니다. 뇌에 있는 신경이 퇴행, 소실되면서 나타나는 파킨슨병의 원인이나 발병 후 진행되는 과정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근본적인 치료와 예방은 아직 실체가 없기에 더 두렵습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체위불안정과 보행장애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병이 더 진행되면 발이 땅에 붙은 듯 쉽사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움직임이 제한되는 시점으로 진행되면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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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눌한 발음과 삼킴장애도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운동'과 관련된 병이기에 기본적으로 운동 증상이 나타나지만 사실상 더 심각한 건 비운동증상이라고 합니다. 수면장애, 기억력 저하, 우울, 환청, 환시, 변비, 소화 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증상이 있습니다. 내 몸의 내외부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는 걸 상상하니 고통스럽습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들이니까요.
저자는 파킨슨병 진단을 위한 각종 검사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합니다. 자신의 병에 대한 이해도가 정확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 5년 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약을 먹지 않고 최대한 버텨보겠다는 환자도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늦추지 마라, 오늘 시작해라."가 답이라고 합니다.
약물 부작용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주저할 때의 이득이 없다고 합니다. 파킨슨병의 약물치료는 증상개선, 삶의 질 향상, 생존 가능성 증가를 목표로 합니다. 한 살이라도 젊은 오늘을 힘들게 지내지 말자는 저자의 말이 와닿습니다.
적절하게 약물 복용을 하면서 운동 기능을 좋게 하고 활기차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 치료의 올바른 모습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저자는 약물 복용만큼이나 일상에서의 운동을 중요시합니다.
증상이 한쪽에 국한된 경우로 나타나는 1단계에서부터 독립적인 움직임이 불가능한 5단계에 이르기까지 운동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파킨슨병의 단계가 나뉜다고 합니다. 이 단계에 따라 운동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파킨슨병에서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근거를 제시하고 파킨슨병에 효과적인 운동을 소개합니다. 아직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라면 일주일에 3일, 30분 이상씩 운동하자고 합니다. 뇌 신경을 깨우는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운동을 습관화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쉽게 시작하기엔 일단 걷는 것부터가 최고입니다. 직장 다니듯 운동을 그렇게 하자고 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앉아서 하는 동작, 누워서 하는 동작도 고루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운동하다 되려 다치면 큰일입니다. 진행 단계별 운동 시 주의사항도 꼼꼼히 챙겨줍니다.
서서히 진행하는 파킨슨병을 너무 두려워하는 대신 누구나 겪는 것을 조금 빨리 경험하는 것일 뿐이라 생각하고 무기력에서 탈출하자고 응원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에 집중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운동과 동작들을 충분히 누리자는 조언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인생의 소중한 조언으로 들려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