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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UT 유럽예술문화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ㅣ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6월
평점 :
르네상스적 지식인을 꿈꾸며 살아온 광고인 하광용의 유럽 문화 예술 지식 레시피 <TAKE OUT 유럽예술문화>. 인문학적 학습과 삶 속의 경험이 어우러진 인문교양에세이입니다. 유럽 여행지를 돌아보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감상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유럽의 예술과 문화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클래식의 순간들에서는 음악사에서 항상 붙어 다니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같은 해, 같은 지역에서 태어났고 같은 병을 앓고 같은 사인으로 죽은 동갑내기 두 음악가는 사실 평생 만난 적인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같지만 다르게 산 바흐와 헨델의 삶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소확행 대신 크고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대확행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비일상적이고 특별한 행복, 대확행. 저자의 기준에서 대확행을 이룬 사람은 길버트 카플란이란 남자라고 합니다. 비음악인으로서 90여 분의 대곡에다가 난해하기로 소문난 구스타프 말러의 2번 교향곡 전문 지휘자가 된 인물입니다. 왜 지휘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왜 대확행을 이룬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들려줍니다. 덤으로 말러의 2번 교향곡이 왜 넘사벽인지도 들려줍니다.
르네상스를 빛낸 3대 미술가로 거론되는 라파엘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라파엘로 사후에 젊은 화가들이 이끈 라파엘전파가 추구한 그림들을 보면 우리도 익히 아는 작품들이 쏟아집니다. 사실주의와 복고주의를 사조로 작품 활동을 한 그들은 왜 미켈란젤로전파, 다빈치전파라고 하지 않고 굳이 라파엘전파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여기서 저자의 상상력이 빛을 발휘합니다. 라파엘로의 자화상을 보여주면서 말이죠. 저자의 추측은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전 세계 생존 작가 중 가장 비싼 화가는 누구인지, 사후 가장 비싼 화가는 누구인지... 까지는 나올 법한 주제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사실상 가장 비싼 그림은 데이비드 최의 그라피티라는데?! 돈 없던 스타트업 기업 사무실 내외부 작업 후 돈 대신 주식으로 작업료를 받은 그 주식은 바로 페이스북이었습니다. 당시 받은 주식은 0.1~0.25% 수준으로 추측된다니 시총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확행 아닌가요.
인물 편에서는 프랑스 공쿠르상 하면 생각나는 작가 로맹 가리에 대한 이야기가 관심 끌립니다.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두 번이나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로맹 가리의 삶 속에 담긴 애잔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심금을 울립니다.
음악, 미술, 문학 분야의 이야기는 흔한 주제인 만큼 여러 교양서적으로 접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하광용 저자가 바라보는 관점이 식상하지 않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뒤로 갈수록 오히려 더 좋더라고요. 서양의 용과 관련한 이야기, 각종 반전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다시 시작해서 너무나도 기쁘게 보고 있는 방송 알쓸별잡 수준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난 스토리텔링이 가득합니다. 박학다식 하광용의 친절하고 맛있는 교양 TAKE OUT 시리즈는 계속 출간 예정이라니 기대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