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 (70주년 기념 특별판)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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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출간 후 뉴베리 아너상 수상,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만날 수 있는 동물 고전 명작의 대명사 <샬롯의 거미줄>. 무려 70년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입니다.


시공주니어에서 7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선보인 패브릭 양장본은 이미 읽은 저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네요.


전설적인 수필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간결하고도 시적인 문장은 소리 내어 읽을 때 특히 빛을 발휘합니다.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린 가스 윌리엄스의 펜화 일러스트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권장도서이지만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스토리입니다. 농장 동물들에게서 배우는 생명의 순환과 진정한 우정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샬롯의 거미줄>의 귀여움 담당, 아기 돼지 윌버. 몸이 작고 약한 윌버는 태어나자마자 죽을 운명에 처했지만, 아기 돼지에게 반해버린 소녀 펀 덕분에 목숨을 건집니다. 펀은 아기 돼지에게 윌버라는 이름도 지어주면서 애지중지하게 돌봅니다.


아기 돼지가 자라 삼촌네 헛간으로 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농장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제목의 주인공인 거미 샬롯과도 이곳에서 만납니다.


아기 돼지 윌버에게 그곳은 재미없는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난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벌써 사는 게 시들해."라는 말을 할 정도로 말이죠.


울타리를 넘어 탈출도 해보지만 윌버는 혼자만의 자유보다는 함께 놀 친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끔찍한 외로움에 빠져버린 윌버에게 다가온 새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거미 샬롯입니다.


문간 윗부분에 커다란 거미줄을 쳐두고 곤충을 잡아먹는 샬롯. 처음엔 잔인하고 피에 굶주린 모습으로 보여 윌버는 의심스러워하지만 이내 오해를 풀게 됩니다.


그렇게 친절한 샬롯 씨와 평화로운 일상이 지속되면 좋겠지만... 나쁜 소식이 들려옵니다. 윌버가 훈제 베이컨과 햄이 될 수도 있다는 경악스러운 소식 말입니다.


두려움에 빠진 윌버를 위해 총명한 샬롯은 계획을 세웁니다. 대단한 돼지, 근사한 돼지, 겸허한 돼지 같은 글자를 거미줄로 만들어낸 겁니다. 샬롯의 거미줄이 윌버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농장 헛간의 동물 중 하등 쓸모없어 보이는 동물도 제 몫의 쓸모가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든지,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소녀 펀의 능력을 두고 이상한 아이 취급하지 않는 어른들의 분위기가 눈에 띕니다.


어린 시절 읽었을 땐 그저 스토리만 즐기느라 이런 걸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게 되니 고전 명작이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습니다.


소녀 펀의 오빠는 열한 살인데도 사냥총을 들고 다니는 게 일상입니다. 53년 칼데콧 상 수상작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곰>에서도 딱 고만한 남자아이가 사냥총을 든 모습이 등장하니 1950년대 미국의 당시 시대상이 그랬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김화곤 번역가의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띕니다. 펀이 윌버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사랑으로 돌봐줄 때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거든요.


70년 세월 속에서 살아남은 고전 명작 <샬롯의 거미줄>. 거미 샬롯과 돼지 윌버의 우정의 결말은 더 놀랍고 아름답습니다.


"넌 내 친구였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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