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시게루의 히틀러 전기
미즈키 시게루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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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 미즈키 시게루의 <히틀러 전기>로 부랑자가 어떻게 독재자가 되었는지, 한 인간으로서 56년의 생애를 그려낸 히틀러를 만나봅니다.


일본 요괴물에 큰 영향을 끼친 일본 만화계의 거장 미즈키 시게루 작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징병되어 라바울에서 왼쪽 팔을 잃었지만, 93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현역으로 만화를 그리며 살았습니다. 전쟁 범죄를 묘사한 내용을 많이 그린 평화주의, 반전주의 성향의 만화가였습니다.


독일인을 열광시켰고 수많은 이들에게 공포를 안긴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대체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미즈키 시게루의 히틀러 전기>에서는 히틀러의 청년 시절부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재능은 없지만 자존심은 남들보다 배로 셌던 히틀러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합니다. 어머니가 남긴 유산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한량처럼 보내던 히틀러는 유산마저도 다 써버리게 되자 부랑자 수용소를 들락거리며 삽니다.


그야말로 인생의 낙오자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육체노동을 극도로 싫어했고, 자신을 예술적인 화가라 부르며 건물 그림을 끄적거렸습니다.


징병을 피하고자 뮌헨으로 튀었지만 결국 잡혀 징병 검사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키 175센티미터, 영양실조로 불합격'이라는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의 이상한 애국주의는 전쟁이 터지자 독일을 위해 군대에 들어가는 것으로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대인을 위해 혁명이 벌어진 탓에 독일이 패했다고 믿는 히틀러는 이후 독일노동자당 모임에서 더욱 강력한 독일 민족 국가가 출현해 이웃 나라를 힘으로 굴복시켜야 평화가 도래할 거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히틀러의 주도로 1920년 4월 국가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 (일명 나치스당)이 탄생합니다.


이때 중앙 정부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있었고, 히틀러는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뮌헨 봉기를 일으키며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만, 결국 실패하고 복역하기에 이릅니다. 복역 중에 쓴 책이 바로 『나의 투쟁』입니다.


가석방 후 힘을 잃어버린 나치스당을 일으켜 세우는 히틀러. 그 과정에서 히틀러의 주특기인 연설의 힘은 막강했습니다. 국회 제2당이 되자 사업가들도 나치스당을 주목합니다.


히틀러가 독일 수상에 임명되기까지의 정치판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독일은 봉건적인 연방국가제였지만 이제 중앙집권국가로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친구를 죽이고 수많은 정치 적들을 척살합니다. 그렇게 히틀러 시대가 도래합니다.


히틀러 전기를 만화로 접하니 복잡한 2차대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세세한 각개 전투 대신 큰 그림을 잡기 위해 읽기 좋은 구성입니다.


입만 열면 조국 타령을 했던 히틀러. 대게르만 국가 건설을 위해 유럽 정복을 실행에 옮긴 히틀러가 남긴 말들을 마주할 때마다 절로 소름이 끼쳤습니다. 아이러니한 역사의 반복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수면이 부족한 총통을 깨워서는 안 된다는 지상 명령 탓에 보고가 늦어져 때를 놓쳐 전쟁의 향방이 결정되어버린 일이 여기에서도 벌어지더라고요.


미즈키 시게루의 숨겨진 명작 <히틀러 전기>. 여운이 진하게 남는 마지막 문장까지, 작가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와 힘찬 필체가 돋보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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