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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앤드 러브 - 일과 사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마이라 스토로버.애비 데이비슨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23년 5월
평점 :
여성이라면 커리어와 관련한 결정을 내리는 데 집안일이 얼마나 자주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할 겁니다. 생의 동반자와 자신의 경력 사이에서, 결혼할지 말지, 아이를 가질지 말지... 더 나아가 부모님의 노후를 어떻게 돌봐드릴지, 은퇴 후 생활을 어떻게 할지... 우리는 일과 사랑이 걸린 수많은 결정 앞에서 혼란스럽습니다.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활동해온 경제학자 마이라 스트로버 교수와 그의 강의를 듣고 효과적으로 의사결정하는 방법을 배워 실천적 삶을 살아온 제자 애비 데이비슨의 <머니 앤드 러브>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통합 접근법을 담은 책입니다.
"사랑은 동화가 아니고, 일도 구속이 아니다." - 책 속에서
배우자를 선택하고, 자녀를 가질 것인지, 가사 분담, 어디서 살고, 이사는 언제 할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조화롭게 해나가는 문제, 어려운 인간관계를 극복해 나가는 법,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이혼 문제, 집안의 어른을 부양하는 문제 등 성인으로서 마주하는 전반적인 삶에 필요한 조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콩깍지가 씐다는 말이 있죠. 특히 사랑과 관련해서는 정신을 못 차리게 합니다. 그때는 사고가 잠시 흐려집니다. 잘못된 선택은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됩니다. 철학자 루스 챙은 좋은 결정은 바람직한 대안들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다른 대안조차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러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내립니다.
<머니 앤드 러브>의 핵심은 의사결정의 틀이 되는 5C 프레임워크입니다. 삶의 목표와 우선순위에 맞게 의사결정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기존에 의사결정과 관련한 숱한 책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은 인간관계를 고려해 직업과 인생의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모든 걸 한꺼번에 다 가질 수는 없습니다.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충분한 정보와 균형감각을 가지고 개인적인 목표와 직업상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도움 되는 이야기들입니다.
힘든 결정을 피하거나 성급하게 결론 내리는 대신 5C 프레임워크는 사랑과 일에 관한 의사결정 수준을 높이고, 그렇게 해서 나타날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줄 거라고 합니다. <머니 앤드 러브>에서 명확히 하기, 소통하기, 대안 알아보기, 다른 사람의 의견 듣기, 예상 결과 따져보기라는 5C 프레임워크의 단계를 차근차근 배워봅니다.
워킹맘, 경력단절 여성, 전업주부 등 여성들의 삶에서 마주하는 까다롭고 골치 아픈, 일과 사랑에 관한 다양한 결정들을 사례로 보여줍니다. 더불어 내 삶에 직접 적용해 보는 라이팅 페이지가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와닿는 실용적인 방식이라 책을 읽는 내내 함께 연습한다면 책을 덮을 무렵엔 훨씬 가뿐한 마음이 들 겁니다.
파트너가 없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에도 책에서 짚어주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서 생각해 보자고 조언합니다.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가치관과 선택의 기준을 얻게 되거든요.
프레임워크에 나온 질문을 고민할 때마다 나를 더 잘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고집하고 어떤 선입견에 빠져 있었는지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특히 대안 알아보기 단계를 등한시했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놀라기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양자택일로 가뿐하게 결정 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도 광범위한 대안을 고려하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땅을 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지금의 나를 만들어낸 숱한 선택의 그날들로 되돌아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아직 중장년, 노후의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날들의 선택만큼은 5C 프레임워크로 좀 더 나은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5C 프레임워크는 사랑과 일에서 마주하게 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유연하면서도 확고한 분석 틀입니다. 물론 모든 게 다 내 맘대로 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성급한 선택이 낳을 고통스러운 삶 대신 건실한 고민 끝에 내린 현명한 결정이 끌어낼 삶이라면 그래도 좀 더 살아볼 만한 삶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여러분들도 하루라도 일찍 이 책을 만나보길 권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