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덕질 - 일상을 틈틈이 행복하게 하는 나만의 취향
이윤리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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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덕질 하셨나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취향은 무엇인가요? 미래엔 단편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품집 <오늘의 덕질>은 SF 덕후, 책 덕후, 여성 아이돌 덕후, 식충식물 덕후, 발레 덕후, 로맨스판타지 덕후, 인형 덕후까지 매일매일 좋아하는 것을 하는 덕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취미보다는 조금 더 끈끈한 애정이 담긴 덕질. 누군가는 집착이라고 할 테고, 자신만의 자랑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그 길을 걷는 덕후에겐 행복의 여정입니다. 덕질의 즐거움을 한 번 맛보면 포기하기 힘듭니다.


무언가에 심취해 덕질하다 보면 그 덕질의 시간들이 모여 결국 내 삶의 한 조각을 옹골차게 메꾼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여기 일곱 저자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덕후의 삶이란 단순히 뭔가를 수집하고 집착하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겁니다.


대상 수상작 「SF와 나의 이야기」는 외증조할머니, 삼촌, 아버지, 남자친구 등 작가의 삶에 등장한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어떻게 SF 소설과 연결되는지 기똥찬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현실의 이야기와 SF 소설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눈을 연결하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책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매력적으로 연결한 스토리텔링이 일품입니다. SF 마니아라고 말하기는 이제 조금 심드렁해진 저도 이번 글을 읽으며 다시 덕질의 기운이 스멀스멀 샘솟습니다.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들 덕분에 나는 자라났고 현재에 고정되지 않을 수 있었다." - p37  「SF와 나의 이야기」





당신은 왜 책에 빠져들게 되었나요? 독서가라면 공감할 만한 책 중독 덕후 이야기 최우수상 수상작 「의외의 장소에서 만난 의외의 책들」. 장난감보다 책을 손에 잡고 사회성을 미처 기르지 못했다는 저자는 스스로 책으로 도피했다고 고백합니다. 친구가 없으면 책을 읽으면 되었고 현실에서 찾기 어려운 자극을 책에서 발견합니다. 저자의 인생에 보상이 된 책과의 인연을 만나보세요. 제목처럼 의외의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안겨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우수상 수상작 5편이 이어집니다. 「아줌마인데요, 여성 아이돌 덕후입니다」는 낯가림 심하고 소심한 성격의 저자가 여성 아이돌을 보고 덕통사고를 당한 후, 조용한 일상에 기적을 펼쳐내는 성장 스토리입니다.


「화분 위의 사냥꾼, 식충식물」에서는 식덕 중에서도 식충식물에 진심인 덕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저도 식충식물은 한 번쯤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지라 저자의 이야기에 훅 빠져들게 되네요. 식물을 들이는 족족 죽이는 마이너스 손에게도 추천하는 만능 생존왕 식충식물을 알려주고 있으니 꿀팁까지 얻게 됩니다.


「워킹맘 발레리나의 덕후 권하는 사회」는 우연히 성인 취미발레 학원 간판을 보고 발레 덕후 인생이 시작된 평범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발레를 한 이전과 이후로 인생이 나뉠 만큼 진정한 인생 2막을 연 저자의 빛나는 몰입을 만나보세요.


로맨스판타지 일명 로판 마니아이신가요? 저는 로판에 푹 빠져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로판 찬가에 나선 「이토록 로판에」를 보면 추억의 로판들도 반갑게 등장하고, 웹소설의 역사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 맞아 맞아! 하며 읽게 됩니다.


「인형 덕후 10년 차 키덜트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인형 덕후로 살면서 얻은 가치를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단순히 수집광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 그야말로 성공한 덕후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덕질은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말한 강유주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빛나는지요. 살면서 무언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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