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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나태주 지음 / 더블북 / 2023년 5월
평점 :
국민 시인 나태주 시인의 에세이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토닥토닥해주는 한 마디 덕분에 제목을 읊조리면서 벌써 마음이 사르륵 녹는 기분입니다.
장례 준비를 할 정도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나태주 시인. 고비를 넘긴 지 1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그의 삶은 달라졌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감동이요, 축복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등바등하는 삶 대신 기적과도 같은 지금의 일상을 사랑하기로 한 겁니다. 물 마실 수 있어서 기쁘고, 음식 삼킬 수 있어서 기쁘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어 참 좋고, 앉아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앉은뱅이책상이나 컴퓨터가 있다는 사실이 고맙습니다. 그렇게 아파서야 배운 것들을 들려주는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입니다.
지금 삶에 고장 난 데는 없는지 일단정리를 해도 인생이 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새로움과 신기함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반짝이는 삶을 회복하는 겁니다. 생각을 바꾸고 의도를 고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 가져보면 일상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너무나도 익숙해 소중함을 잊어버린 우리에게, 되풀이되는 것들 가운데서 느껴지는 편안함도 일상의 행복이라는 걸 일깨우는 나태주 시인입니다.
"'나도 이렇게 아팠는데 일어났으니 당신도 그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도 이겨냈으니, 당신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다." - 책 속에서
나태주 시인은 오랜 시간 무명 시인이었습니다. 교보빌딩에 걸렸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 구절 덕분에 우리는 나태주 시인의 면목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천천히 가면 나무도 풀도 바람도 사랑도 자기 주변의 이름들도 인생도 더 잘 보인다고 합니다. 나태주식 성공이란 무엇인지 들려줍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라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대신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라.'는 말을 품어보세요. 넘어지면 땅을 짚고 일어서서 다시 길을 가면 되고, 남들이 가는 길이 나에게 맞지 않으면 돌아서 다른 길로 가면 되는 것처럼 그렇게 인생을 살아나가자고 다독입니다.
터닝포인트는 다시 뒤로 돌아가는 유턴이 아니라고 합니다. 가던 길 고쳐서 좋은 길로 가는 게 터닝포인트라고 합니다. 열등감 속에 스스로를 낙오자로 여기는 청춘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다.'라고요. 지금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이죠.
에세이지만 나태주 시인의 시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열여섯 살 때 처음 시를 쓴 이후 육십 년 동안 시만 쓴 나태주 시인. 무엇 하나 남보다 우월한 게 없었다는 그 역시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자기가 꿈꾸는 사람이 된 자신을 만나기 위해 여전히 열심히 그 길을 걷습니다.
시인의 삶의 변곡을 알고 나니 그의 시가 다시 보입니다. 소박함 속에 깊은 울림을 갖고 있기에 사랑받는 나태주 시인의 시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시 구절에 담긴 그의 마음이 더 간절히 다가옵니다. 자기계발서와 힐링 도서보다 더 값진 인생 명언을 만나는 시간이 될 겁니다.
호된 투병 생활을 치르지 않았다면 끝끝내 모른 채 살았을 거라며 그 힘든 병고가 오히려 아주 귀한 많은 것을 선물하고 갔다고 고백합니다. '풀꽃아, 너도 살아서 기쁘냐? 나도 살아 있어 기쁘다.'는 나태주 시인. 더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 죽지 못해서 사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날마다 사는 연습, 살아내는 인생에 대해 들려주는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내 안에 이미 있지만 있는 줄 몰랐던, 하루하루 기적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