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불안하다면 - 불안감을 추진력으로 바꾸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트레이시 데니스 티와리 지음, 양소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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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사전적 의미로 마음이 편안하지 않고 몸이 편안하지 않은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신체적 감각과 생각에 모두 작용합니다. 두려움은 현재 위협에 대한 감정이고 그 위협이 사라지면 즉각적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불안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감정이라는 데서 두려움과는 차이 있습니다.


불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감정입니다. 특히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필수불가결한 감정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안의 원인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기도 합니다. 생존 메커니즘으로 유용하게 작용하지만 미친 듯 끈질기게 울려대는 경고음처럼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뉴욕시립대학교 심리학 및 신경과학 교수 트레이시 데니스 티와리 저자는 불안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불안이 불안하다면>에서 알려줍니다. 왜 불안을 느끼는지 이해하고 불안의 경고 시스템에 귀 기울였을 때 불안을 추진력으로 바꿀 수 있음을 짚어줍니다.


불안 그 자체를 고치는 게 아닙니다. 불안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불안할 때 기분 좋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불쾌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대신 불안감의 멈춤이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는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합니다.


불안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를 괴롭히지만, 문제를 해결하면 불안은 저절로 폭파되는 시스템이니까요. <불안이 불안하다면>에서는 불안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지 방법을 알려줍니다.


"불안감을 견디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바로 불확실성이다." - 책 속에서


불안감이 삶을 방해하는 상태인 불안장애에 이르면 가정, 직장 생활이 힘들어집니다. 불안장애의 증상은 적극적으로 우리의 삶을 방해합니다.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하는 생각과 행동이 불안을 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 잘못된 방법의 바탕에는 불안감을 몹쓸 것으로만 생각해서 빨리 없애버려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불안의 정체와 존재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인간 진화에서 왜 불안이 뿌리 뽑히지 않고 살아남아있는지, 우리가 느끼는 불안으로 무엇을 성취하는지 이해하는 시간이 됩니다.


문제는 현대에 이르러 불안을 장점에서 단점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가벼운 불안감조차도 원치 않는 부담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불안을 회피하고 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만 합니다. 불안이 질병이 된 겁니다.





심리적이든 생물학적이든 불안은 표준화된 치료법과 약물로 정신질환을 치료하려는 움직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불안을 의학화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불안을 다루기 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결과 끊임없이 불안을 없애려 노력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불안이 항상 질병에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잊게 되었습니다.


<불안이 불안하다면>에서는 불확실성이 가능성이기도 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우리 뇌는 불확실성을 무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사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작용합니다. 우리 뇌는 불확실성을 감지하는 레이더로 진화해 온 겁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불확실성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위생 장갑을 사용하는 등 대비하게 되었습니다.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때 사람은 아주 작은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고 통제력을 얻게 됩니다.


전염병의 대유행 동안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행동을 취하도록 자극했습니다. 불안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예리한 상태로 만들어 전에 상상하지 못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합니다.


고통스러운 불안이 창의적이기까지 하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 깊은데요. 자기감정으로 끌려가는 게 두려워 대충 넘어가지 말고 마음과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깊게 파헤칠 때 불안은 창의력의 원천이 된다고 합니다.


불편함을 경험하도록 자신에게 허락한다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고 원하는 미래를 창조하는 행동을 한다는 겁니다. 불안감에 대한 우리 반응이 창의적일 때 나오는 긍정적인 선택지는 불안으로부터의 선물이 되는 셈입니다.


완벽주의와의 관련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완벽주의는 우리를 멈추게 합니다. 완벽주의는 불확실성의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 하니까요. 우리가 가는 길을 좁혀버립니다. 완벽주의는 건강하지 못한 불안과도 같습니다. 저자는 건강한 불안을 위해 완벽보다 완성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완성주의자가 되는 겁니다.


어떤 것이 불안이고 불안이 아닌지 또 불안이 무엇에 좋은지 그리고 불안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불안이 불안하다면>. 불안은 극복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불안은 미래에 관한 정보이기에 불안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불안이 매번 유용한 건 아닙니다. 때때로 불안에 담긴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도 합니다.


불안감이 견디기 힘든 수준으로 느껴졌을 때조차 어떻게 올바른 방법으로 불안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지 저자의 경험을 통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유용한 걱정거리인 그 불안으로 목적성 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조언합니다. 불안을 목적의식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쪽으로 향할 때 불안이 용기가 된다는 걸 경험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불안을 구제함으로써 우리는 스스로를 구제한다." - 책 속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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