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날은 어제뿐이다
윌리엄 H. 맥레이븐 지음, 이재욱 옮김 / 교우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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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캡틴 필립스 구출작전, 사담 후세인 체포 작전 등 미국 특수작전을 지휘한 윌리엄 맥레이븐 제독의 회고록 <쉬운 날은 어제뿐이다>. 인생의 파노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가 일품입니다.


한국어판 제목이자 미국 네이비 씰의 신조 "쉬운 날은 오직 어제뿐이다 (The Only Easy Day Was  Yesterday.)"처럼 인생을 살아온 맥레이븐 제독. 전역 직전 2014년 텍사스 대학교 졸업식 연설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수많은 역경과 실패를 헤쳐나가는 태도와 통찰력, 리더십.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해낸 맥레이븐 제독의 삶을 이 책에서 생생하게 만나봅니다.


NATO 유럽 연합군 최고사령부 소속 전투기조종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그의 주변은 언제나 군인들과 군인 가족들이 자리합니다. 공군 병원과 친구 먹을 만큼 험하게 놀던 사고뭉치였지만 모험심과 승부욕을 키우며 성장합니다.


해군 ROTC로 시작해 악명 높은 네이비 씰  BUD/s 과정을 거치며 그때의 경험은 이후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섬에서 약 6개월간 진행되는 해군 특수전 과정 중 6일 동안의 지옥주 훈련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는 여정이었습니다. 지원자의 약 80%가 탈락할 정도로 강도 센 훈련을 이겨낸 건 한 번에 단 하나의 임무를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무조건 강하고 빠르고 똑똑한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틀거리고 실패하고 걸려 넘어졌지만 인내하고 다시 일어나 계속 움직이는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드라마틱하게 때로는 다이내믹하게 각종 훈련 과정과 임무를 묘사하는 맥레이븐 제독의 입담이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이재욱 번역자 역시 맥레이븐 제독이 받았던 미국 네이비 씰 과정을 수료한 현역 해군 장교다 보니 생생한 번역으로 읽는 맛을 더 높였습니다.


다양한 네이비 씰 임무 수행을 해온 맥레이븐 제독. 임무 실패의 두려움, 장교로서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 사고로 인한 두려움 등 군인으로서의 삶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강하 훈련 중 낙하산 사고로 큰 부상을 입었지만 재활훈련 후 테러방지부에서 일하면서 그의 군 인생은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이했고, 이후 10년 동안 인질 구출을 위해 대테러 부대를 지휘하게 됩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캡틴 필립스'의 실제 사건도 등장합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인질 구출 작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기를 최대한 예측하며 대응 방안을 설정하는 전략, 전술가로서의 모습을 발휘합니다. 현장 지휘관에게 적절한 권한을 주고, 작전요원들의 경험과 능력을 믿고 올바르게 임무를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신뢰까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100장의 사진으로 뽑힌 오바마 대통령도 옆으로 물러나 모니터링하던 백악관 사진이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사건,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인 넵튠 스피어 작전 역시 맥레이븐의 역할이 컸습니다. 여러 옵션 중 파키스탄으로 헬리콥터 강습 작전을 결정했고 아프가니스탄 현장에서 지휘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커튼 뒤의 사람들, 동료와 가족 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고가치 표적을 체포하거나 제거하는 임무들에서는 수많은 요원들이 목숨을 잃고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 전쟁의 딜레마 등에 대한 그의 깊숙한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도 누군가는 살아 있다고 믿기에 위안을 얻습니다.


군인으로 살면서 영향받은 것들에 이야기가 담긴 <쉬운 날은 어제뿐이다>. 세계의 악과 마주하면서 깨달은 교훈과 역경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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