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1 -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강남길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강남길 지음 / DELPHI(델피스튜디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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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인들의 문화, 예술,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그리스 로마 신화. 그동안 띄엄띄엄 알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그리스 로마 신화 전체를 정복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이 읽는 만화로 된 책은 뭔가 아쉽고, 글로 된 책을 선택하자니 방대한 내용을 딱딱한 문체로 읽어낼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였던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처럼 후루룩! 쉽고 재밌게 드라마 대본을 읽는 것처럼, 감독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입니다. 부모 세대라면 다 아는 강남길 배우가 쓴 책입니다. 90년대에 컴퓨터 전도사로도 활약하며 전 국민에게 쉽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 책을 내놓더니, 이번에는 무려 14년 동안 원고를 다듬어 내놓은 그리스 로마 신화 책입니다.


아이들이 영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열심히 방문했는데, 작품의 50퍼센트 이상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련된 작품들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실속 있는 여행을 위해서라도 신화를 알아야 했던 건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큰 영향을 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정리해 봐야겠다 생각한 거죠. 그렇게 탄생한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체 내용과 관련 작품을 거의 빼먹지 않고 다루고 있습니다.


읽는 내내 감탄사가 터집니다. 수년에 걸쳐 영국부터 터키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사진을 찍은 강남길 저자의 명화와 조각품, 유적지 현장 사진 퀄리티가 멋지더라고요. 생생한 사진들이 무려 1,500장 담기다 보니 책도 묵직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지도로 보여주는 페이지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들이 산다는 올림포스 산은 어디인지, 빛나는 크레타 문명의 크레타 섬은 어디인지, 영웅들의 모험 장소는 어디인지, 트로이 전쟁의 그 트로이는 어디인지... 지도를 자주 펼쳐보게 되더라고요.


등장인물과 전체 내용을 몇 줄로 압축해 해당 신화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는 첫 장면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영화 <토르 : 러브 앤 썬더>에서 신들이 왁자지껄하게 모인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명화를 발견하고는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영화에서 유독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명화의 느낌도 다를 바가 없더군요.


주연급 신, 조연급 신, 인간 영웅 등 신들과 영웅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머리가 복잡해질 만큼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두려웠다면 이 책을 읽을 땐 덜할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 등장하는 인물이 나올 땐 기억하라고 당부하고, 단순히 쓰윽 읽고 넘어가도 되는 인물은 가볍게 후루룩 읽으라는 멘트가 곳곳에 등장합니다. 이 조언이 독자 입장에서는 무척 유용합니다. 사건 현장을 직접 보고 있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대화체는 지루함을 싹 없애줍니다. 원작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재미를 더한 입말체 덕분에 오히려 머릿속에 쏙쏙 남더라고요.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1>에서는 제우스를 중심으로 올림포스 신족의 탄생 에피소드 전후 여정이 펼쳐집니다. 신들끼리의 전쟁이 치열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 초반부입니다. 더불어 인간의 탄생과 인간에게 내린 재앙으로 새 인류가 탄생하는 과정, 그리스 헬레니즘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티브가 된 사랑 이야기, 희곡 작품으로 유명한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 등을 1권에서 만나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해서 관련 작품들이 그리스와 이탈리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유럽 전역의 박물관, 미술관 어디를 가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 베를린의 페로가몬 박물관에 있는 가로 120m, 높이 20m 크기의 신들과의 전쟁 기간토마키아를 표현한 작품은 그야말로 웅장한 감동을 안겨주더라고요.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아폴로 분수와 아폴로의 태양 마차가 쉬는 곳, 상트 페테르부르크 여름 궁전의 번쩍번쩍 금빛 휘황찬란한 신화 작품들을 보니 프랑스의 매력이 더 진해졌습니다.


아이들용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누락된 내용들도 가감 없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우스와 헤라 그리고 눈먼 예언가 테이레시아스가 등장하며 사랑의 쾌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19금 주제도 등장합니다. 명화나 조각품을 보면 누드 일색이에요.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한 작품들이 그러한데 엄격한 중세 시대에 신화를 빙자해 마음껏 누드화를 그릴 수 있었다고 하네요.


바람둥이로 알려진 제우스의 비밀에 대해서도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와 주변 국가들이 자신들의 건국 신화를 제우스와 연결시키려 했기에 제우스와 인간의 사랑이 낳은 아이가 건국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던 겁니다. 그리스 청동기 시대의 역사적인 문명이 된 크레타 문명의 황금시대를 연 미노스 왕도 제우스에게 납치된 에우로페(유럽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인물)와의 사이에서 낳은 3형제 중 장남입니다.


인간과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들. 불사의 존재일 뿐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온갖 감정을 표출하는 신들입니다. 신화에는 사랑, 모험, 질투, 우정, 배려, 공존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에피소드마다 해당 신화의 의미와 인물들의 고급 정보를 더한 에필로그까지 세심하게 구성한 책입니다.


-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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