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치얼업 : 상.하 세트 - 전2권
차해원 지음 / 너와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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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학생활도 예전만치 생동감 넘치는 활기를 찾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팬데믹 시대에 대학에 입학한 아이들을 보면 짠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얼업 드라마가 향수를 진하게 불러일으키더라고요. 스무 살 청춘을 대변하는 대학 응원단 문화라는 소재 덕분에 말이죠.​​


쨍한 파란 물결을 보자마자 대표적인 학교가 떠오르는데 치얼업의 배경은 익히 아는 연세대가 맞습니다. 극중 학교 이름도 연희대입니다. 유명한 연고전 응원단을 모티브로 한 합동응원전도 등장하고요. 실제 촬영 장소도 연세대 노천극장과 대강당입니다.​​


연희대 응원단 테이아를 중심으로 청년의 설렘과 불안을 다룬 <치얼업>. 로맨틱 코미디 감성은 물론이고 미스터리 요소까지 가미되어 독특한 느낌입니다. <치얼업 대본집>은 무삭제 대본과 컬러 화보, 명대사 엽서로 구성해 16부작 드라마에서 느꼈던 젊음의 열정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에 동생 학원비까지 버느라 열심히 알바 뛰어야만 하는 도해이. 자괴감에 빠질 새 없이 오늘도 바짝 정신 차려야 합니다. 알바하느라 남자친구 만날 시간도 없어 사랑마저 깨지는 청춘. 스무 살 도해이의 하루하루는 쉽지 않습니다.​​


도해이를 중심으로 테이아 응원단장 정우와 신입생 선호의 러브라인이 볼만한데요. 특히 이들의 첫 만남 에피소드는 몰입감을 확 안겨주더라고요. 도해이의 심부름 대행 알바가 꽤 현실적으로 다가온 데다가 그 과정에서 얽히고설킨 인연이 형성되는 게 재미를 안겨줍니다.


<치얼업>을 이끌어가는 메인은 뭐니 뭐니 해도 응원단입니다. 이제 한물 간 테이아의 입지를 되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단원도 부족하고 신입생도 부족한 상태에서 OB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외면하는 응원단에 들어가게 된 도해이에게는 알바비 제공이라는 뒷공작이 있었으니 이 또한 재미납니다. 도해이를 낚으면 해이에게 관심 있는 선호도 따라오는 건 당연지사!​​


문제는 테이아에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있었단 말입니다. 신내림 받은 선배가 선물이라며 툭 던져준 예언은 기막히게 들어맞았고, 그중 마지막 남은 하나가 올해 일어날 예정이란 겁니다. 그런데 한 명이 죽을 거라는 무시무시한 예언입니다. 게다가 진짜 이상한 일이 자꾸 벌어집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도 같아 불안했던 청춘의 나날들. 그 불안과 두려움을 치얼업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서로의 위로와 응원에 힘을 곧바로 낼 수 있는 건 바로 그 시기가 최절정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현실에 녹아들어 갈수록, 세월이 흐를수록 그 용기조차 점점 줄어듭니다. 그렇기에 그때가 더 그리워지는 게 아닐까요. 불완전했고 결핍이 생생하게 드러났던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린 <치얼업>. 젊은 배우들의 풋풋한 연기만큼이나 설익었던 청춘의 시기야말로 가장 반짝였던 나날들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해이에게 응원단은 그저 돈을 믿고 시작한 것이었고, 힘든 연습을 하는 와중에도 무슨 쓸모가 있냐 싶었지만, 그 순간들이 쌓여 삶의 의미가 되어가는 걸 <치얼업>은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코피 터지게 공부해도 현실은 언제나 버티기의 연속, 낭만은 사치품이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얻은 그 낭만이, 사실은 좀 설렜다." - 치얼업 (상), 도해이 대사 중에서


치얼업 대본집은 단순히 주요 배경 설명과 대사만 있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미묘한 표정, 소소한 행동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설명되어 있는 극본이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눈빛마저도 글로 표현해야 할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도움될 거예요.


다른 요소들은 제하더라도 치어리딩 장면들은 젊은 세대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고, 저는 특히 엔딩이 맘에 쏙 들었어요. 3년 후 서로 다른 길을 향해 나아가는 테이아 응원 단원들의 장면, 노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지난날의 감동을 나누며 신나게 군무를 펼치는 엔딩이 그야말로 힘을 줍니다.​​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애쓸 우리 모두의 인생을 응원하며 치얼업!" - 책 속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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