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 끌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글쓰기 기술
도제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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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독자가 줄었다지만 에세이는 여전히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느낌입니다. 어려운 주제도 에세이 형식이면 읽을 용기가 나기도 하고요.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이 당선되었지만 첫 책은 소설이 아닌 독서 에세이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를 낸 도제희 작가. 에세이 쓰기 매력에 푹 빠졌는지 신간은 에세이 작법서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입니다. 20년 경력의 편집자이기도 해서 출간을 위한 에세이 쓰기와 퇴고 및 투고에 도움 되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에세이는 일상에서 겪는 평범한 순간을 포착해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끌어내는 글입니다. 글로 표현은 하고 싶지만 일상이 너무나도 밋밋해 쓸 거리가 없다며 손 놓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도제희 작가. 이미 나와있는 훌륭한 수필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이런 주제도 에세이가 될 수 있다고 보여줍니다.


그러고 보면 과거와 달리 요즘은 주제가 상당히 폭넓습니다. 이런 것까지 에세이로 쓸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책이 많습니다. 과학, 사회과학, 심리학이면서 동시에 에세이 카테고리인 책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 성격의 에세이, 공감 위로 에세이는 읽는 당시 고민, 연령대 등에 따라 호불호가 커서 심드렁하던 시기도 있었는데요. 지식과 정보를 조합한 에세이가 등장한 이후 에세이 독서 세계를 확장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장르 혼종 시대인 만큼 에세이가 다루지 못할 분야는 없습니다. 글감 찾기는 평범한 일상과 자신의 관심사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도 뒤늦게 깨닫곤 하는 게 있는데요. 참신한 소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함정이랄까요. 이미 내 일상에 소소하게 젖어들어 있던 것이라 스스로는 참신한 느낌이 덜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글감 찾기에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이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이 책에서 힌트 얻었습니다. 저자는 시시콜콜한 것도 가치를 부여하며 왜? 질문을 던져보자고 합니다. 소재를 떠올리고 구체적인 독자 설정을 하는 과정을 통해 에세이 쓰기의 첫 단추를 잘 채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나의 이야기로 보편성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 그것이 에세이 쓰기입니다." - 책 속에서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에서 알려주는 좋은 에세이의 특징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흡입력 있는 에세이 쓰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장마다 주제에 맞게 직접 써보는 실습을 따라 하면 어느새 한 편의 에세이가 완성되어 있을 거라고 합니다.


에세이는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솔직하다는 건 자기 이야기를 용기 있게 드러낸다는 뜻이고 그렇기에 호소된다고 합니다. '지각했고 그날 힘들었다'라는 한 문장이 차곡차곡 생각을 드러내고, 자기만의 관점을 더하고, 독자를 고려하는 글로 바뀌는 마법 같은 일을 예시로 직접 보여줍니다. 평범한 하루에서 자기만의 생각을 전개한 에세이가 탄생되는 과정이 참 신기하더라고요. 다만 '솔직'이 지나치면 역효과를 낸다는 것도 알아둬야 합니다. 저자는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솔직하라고 조언합니다. 


밑줄 치고 싶은 문장을 발견할 때면 그 책을 읽은 보람이 커집니다. 그런 문장은 어떻게 탄생할까요. 저자가 알려주는 좋은 에세이의 특징을 잘 살린 상태에서 표현력까지 뛰어나다면 금상첨화입니다. 흔히 가독성 좋다고 말하는 게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용 어휘가 풍성하고, 문장 연결에 리듬감이 있고, 참신한 비유가 있어 글의 메시지가 인상적으로 와닿습니다.


생각이 흐르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일단 초고를 써나간 후에는 어디를 살리고 어디를 만져야 할지 퇴고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독자의 궁금증과 오감 중 일부를 자극하는 첫문장부터 주제를 인상적으로 전달하는 끝문단까지, 글 전체와 제목까지 손보는 퇴고에 대해 알려줍니다. 내 글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글벗이 있거나 글쓰기 모임을 한다면 합평을 놓칠 수 없겠죠. 에세이는 글쓴이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상처 입지 않고도 건설적인 합평을 위한 기준을 짚어줍니다. 


중요한 건 꾸준히 쓰는 습관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지속적인 글쓰기를 하려면 매일 조금씩 써나가야 하는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일기와 콘텐츠 리뷰죠. 처음엔 단순 사실 나열로 시작해도 된다고 합니다.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의 노하우를 글쓰기에 대입하며 쓰다 보면 점차 사실, 감정, 생각의 기록으로 나아갈 테니까요. 


이것저것 재기만 하면서 시작하지 못하거나, 좋은 글로 나아가지 못한 채 퀄리티가 지지부진할 때 읽기 좋은 에세이 작법서입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사례로 든 에세이들이 모두 명작과도 같아 다 읽어보고 싶어진 탓에 위시리스트가 빵빵해졌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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