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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 - 국민연금부터 필수 연금, 보험, 상속까지 노후 현금 흐름이 불어나는 퇴직 전 돈 수업
이천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2년 12월
평점 :
재테크 분야 스테디셀러 <내 통장 사용 설명서 3.0> 이천 저자님의 신간도서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4050 직장인 필독서 <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입니다.
젊은 시절엔 4050 나이에 이르면 노후 준비가 되어 있을 거라 막연히 믿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 나이에 이르니 준비된 게 너무나도 없어 후회만 가득합니다. 너무 늦은 건 아닐까요. 아직 희망은 있을까요? 빈곤 노인의 삶은 두렵습니다. 다행히 이 책은 4050의 희망이 되어줍니다. 돈 걱정 없는 노후를 꿈꾼다면 노후자금 재무설계 노하우를 이 책으로 확실하게 배워보세요.
50대 직장인 오부장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어 생각했던 시기보다 이르게 은퇴에 대한 고민이 닥쳤습니다. 두 자녀를 키우며 남은 건 집 한 채와 자동차 그리고 연금과 보험이 있습니다. 물론 부채도 여전히 있습니다.
조기 퇴직, 자녀 독립 지연, 부모 부양... 지금의 50대는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입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생활비는 끊임없이 증가합니다. 2021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 기대수명은 남자 80.5세, 여자 86.5세입니다. 법정 정년 60세에 퇴직을 한다 해도 20년이 넘는 세월을 버틸 생활비가 필요한 겁니다.
과거엔 거액 자산 중심의 은퇴 재무설계였다면 이제는 매달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소득 중심 은퇴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노후 준비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20여 년이 넘는 기간의 생활비를 목돈으로 5억을 모아야 한다고 하면 지레 포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매월 200만 원의 현금흐름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바꾸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행복하고 편안한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겁니다.
이천 저자는 은퇴의 핵심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보상으로 은퇴 후에도 월급을 받는 것처럼 매월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에서는 이 세 가지 연금을 중심으로 손해 없이 잘 운용하면서 절세와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까지 하나씩 짚어줍니다.
나라에서 책임지는 가성비 최고 은퇴상품인 국민연금을 사기업 연금과 비교해 국민연금만의 장점을 알려줍니다. 같은 기간을 근무하고 같은 금액을 받아도 퇴직 연금을 잘 운용하지 못하면 나중엔 억 단위까지 차이 난다는 사실 앞에선 입이 쩍 벌어집니다. 게다가 세금공제용 계좌와 퇴직급여용 계좌를 왜 분리해서 만들어야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외 순수하게 개인의 의지에 달린 개인연금의 가치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흔히 들어본 연금저축과 IRP 계좌입니다. 은퇴 후 삶의 진짜 여유는 바로 이 개인연금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50세 전후에 가입한다면 어떤 상품으로 가입해야 하는지, 보험회사의 연금보험과의 차이도 세세하게 짚어줍니다. 작년에 읽은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에서 ETF 연금저축의 기적을 알려주고 있으니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2030과 4050의 재무설계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젊었을 땐 공격적인 투자도 할 수 있고 보험사 연금보험 등을 적극적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은퇴 재무설계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보기에 그 시기에 맞는 방법들이 있더라고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외에도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월급처럼 빌리는 주택연금, 저비용 고효율로 재정비해야 하는 보험 등 살펴봐야 할 항목이 많습니다. 제가 딱 요즘 하던 고민을 시원하게 짚어주기도 합니다. 젊은 날 들어뒀던 제 보험들은 모두 80세 만기인데 100세 만기 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나 싶었거든요. 은퇴를 앞둔 시점에는 추가로 가입하는 것보다 그 돈을 모아 의료비 통장 개념으로 관리하는 게 낫다고 하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알려주니 이천 저자의 명쾌한 답변 덕분에 고민 하나는 덜었습니다.
솔직히 아이에게 거창하게 물려줄 만한 재산이 없을 것 같지만 (빚을 남기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어요) 상속과 증여에 대한 지식은 꼭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상속세는 부자들의 이야기였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수도권 아파트 한 채 있으면 꽤 속 쓰릴 만큼의 상속세를 내야 하니 절세 전략이 필요합니다.
노후를 위해 필요한 핵심 개념을 익히고 나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도록 은퇴 재무설계법에 대해 단계별로 알려줍니다. 이천 저자의 방법대로 따라 하면 노후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재무계획을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매월 수령할 수 있는 은퇴 생활비가 얼마인지 확인해 ① 노후 생활비를 점검하고, ② 나의 은퇴 생활비를 계산하고, ③ 현실적인 은퇴 시기를 정하고, ④ 자산 재조정을 하고, ⑤ 부족한 은퇴생활비를 채우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4050은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불안하고 변화가 많은 시기입니다. 은퇴 후 수령받는 금액을 계산하고 나면 차액을 메우기 위해 매월 납입해야 하는 금액이 나옵니다. 그 순간 지금 내가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걸 강렬하게 체감하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과 투자를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지금 납입하는 금액이 아까워 지진부진하게 머뭇대다가는 경제적 활동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닥쳤을 때 후회해 봤자 그때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노후 준비에 신경 쓰지 못한 채 4050이 된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음을, 희망을 안겨줍니다. 돈 있는 사람들만 재무설계 받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맞춤 설계를 받은 기분입니다. 물론 읽는 것만으로는 돈이 솟아나진 않지만, 지금 바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이유를 이해하며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