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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누가 더 좋아요? ㅣ 가족그림책 3
오리타 리넨 지음, 나카다 이쿠미 그림, 유하나 옮김 / 곰세마리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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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진지하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을 아이들에게 하는 부모는 없겠지만, 형제자매 집안에서는 "누가 더 좋아?" 질문만큼은 한 번쯤 나오지요.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아도 마음속으로라도 비교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아이들의 단골 질문 "엄마, 누가 더 좋아요?"에 어떤 대답을 하셨나요? 저는 외동아이를 키우고 있고 저도 외동으로 자라 형제자매간의 속 사정을 깊이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사촌들을 보면 우스갯소리로 지나치지 못할 만큼 아귀다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더라고요.
가장 모범적인 답변이라 생각했던 "다 좋아."라는 말에는 함정이 없을까요. 아이들이 정말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림책 <엄마, 누가 더 좋아요?>는 아이와 어른 모두를 이해시키는 답변을 보여줍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몽글거리게 하는 부드러운 색감과 사랑스러운 그림에 단숨에 반해 이 그림책을 펼쳤는데, 너무나도 멋진 명답변에 저도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은 "누가 더 좋아?!"라는 질문을 왜 하는 걸까요? 그림책 <엄마, 누가 더 좋아요?>는 그 질문에 숨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짚어줍니다. 친구, 형제자매간에 비교하며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는 아이들.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확인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숨어있다고 해요. 보통 다툼이 있을 때 엄마로부터 "그러면 안 돼."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맨날 나만 혼내고…."라면서 엄마가 나보다 다른 형제자매를 더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속 시하와 율이도 색연필을 두고 니꺼내꺼 따지다가 결국 "누가 더 좋아?"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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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사과와 귤을 들고 누가 더 좋은지 고를 수 없다는 대답을 하는데요. 그 말에 시하는 귤이 더 좋다고 하고, 율이는 사과가 더 좋다며 똑 부러지게 말하니... 저 같으면 여기서 한번 동공 지진을 일으켰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현명한 엄마의 모범적인 답변은 바로 '다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사과와 귤을 두고도 좋아하는 감정이 다른 것처럼 남매간에 그만큼 서로 다르다는 걸 짚어줍니다.
좋아하는 음식, 물건, 놀이, 정리 습관 등 서로가 참 많이 다릅니다.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지만 각각의 매력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거죠.
"너희는 같은 곳에 있어도,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단다. 그래서 엄마는 매일 다른 곳을 여행하는 것 같아 즐거워." - 책 속에서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고르지 않아도, 저마다 가치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엄마, 누가 더 좋아요?>. 단순히 "둘 다 좋아!"라는 말보다 왜 둘 다 좋아할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들려준다면 아이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겁니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린 그림책입니다.
장을 보고 들어오는 아빠에게 (흔하디흔한 퇴근하는 아빠 모습이 아니라 식료품이 든 장바구니를 든 아빠 모습이라니! 이런 세심한 장면 하나까지도 마음에 쏙!) 아이들은 사과랑 귤 중에 뭐가 더 좋냐며 묻는데요. 아빠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