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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왜 왔니?
임유섬.권혜원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2년 12월
평점 :
절판

장항준 감독의 "나보다 더 귀여운, 신이 내린 꿀소설!"이라는 추천사가 딱이다 싶을 만큼 참 예쁜 스토리를 만났습니다.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마녀> 등 글로벌 흥행작 한국 대표 영화사에서 글로벌 IP 기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판 브랜드 페퍼민트오리지널을 론칭해 영상화하기 좋은 오리지널 스토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구에는 왜 왔니?>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SF 소설 <제3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책입니다.
읽는 내내 드라마로 꼭 나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소설로 각색했다고 하네요.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드라마 연출을 준비하고 있는 임유섬 작가와 예고 시절 사제지간인 권혜원 웹소설 작가가 함께 소설로 각색했습니다. 소설과 찰떡궁합인 일러스트로 표지를 장식한 김지현 일러스트레이터의 조합이 상큼발랄한 느낌을 더해주네요.
우주신 안드로메다 황제는 은하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인 지구를 쓰레기로 뒤덮은 인간을 벌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퍼뜨려도 살아남는 인간들. 결국 인간의 생식능력을 없애기로 하는데...

생식능력을 없애는 물질을 직접 테스트하려고 막내 공주 수정이 지구로 옵니다. 이미 지구에 잠입해 오랜 세월 동안 약사로 살고 있는 외계인 미자는 공주님과 함께 그 물질을 약국 손님들을 대상으로 실험하지요. 하지만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소아청소년과 의사 진석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비건을 하고 바다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보호를 위해 몸소 실천하는 훈남입니다. 진석 때문에 실험이 벽에 부딪힌 수정. 진석의 정체를 캐내어 분석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바로 연애를 통해서요.
열심히 지구인들의 연애 방식을 스파르타식으로 배워보지만, 진석의 마음에 들기 참 어렵습니다.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 "…저는 외계인만 아니면 돼요."라고 하질 않나, 옛사랑의 그늘에서도 아직 벗어나지 못한 진석입니다. 꼰대 기질이 튀어나오는 진석과 10년 전 유행어를 신조어인 줄 알고 쓰는 수정 외에도 <지구에는 왜 왔니?>는 그야말로 캐릭터 맛집입니다. 국내 유일 외계인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작전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수색요원 병구, 보는 사람들마다 진석의 아버지인 줄 착각하게 만드는 노안 소유자이자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춘규 등 개성만점 인물들이 펼쳐내는 사이드 스토리도 즐겁습니다.
"이거 하나 버린다고 지구가 멸망을 해? 종말이 와? 환경충들. 유별나 아주. 하는 짓이." - 책 속에서
진석과 수정의 로맨스가 중심이지만 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모두 지구 환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구로 오자마자 지구환경평가 보고서를 읽는 수정의 모습에서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용기가 쓰레기 산과 섬을 이루고 만 지구의 암담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행히 진석과 춘규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요.
"없애야지. 인류는 벌레와 다를 바가 없다. 자기 집을 쓰레기더미로 만들었어. 그리곤 화성에 다른 집을 짓겠다는 미친 놈들이야." - 책 속에서
예쁜 사랑을 꿈꾸는 수정과 진석의 연애 전선에 장애물이 이토록 많은데 과연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사랑과 환경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소재를 재밌게 버무린 <지구에는 왜 왔니?>. 코믹 요소를 절묘하게 배치해 매 장면마다 한 번씩은 폭소가 터졌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읽은 소설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