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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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7일 개봉예정작 <크리스마스 캐럴>의 원작소설, 주원규 작가의 <크리스마스 캐럴>. 비주얼 좋은 배우 캐스팅, 크리스마스 캐럴 제목이 안겨주는 감성적인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충격적인 내용에 큰코다칩니다.


영화화 소식으로 기본 줄거리는 어느 정도 오픈된 상태인데요. 쌍둥이 동생의 죽음에 대한 복수극을 펼치는 소년의 이야기라는 한 줄 만으로는 뻔한 복수극 정도로 다가왔었는데, 원작소설을 읽으며 그 뒤에 숨어있는 경악스러운 죄악들이 펼쳐질 때마다 와... 숨막힙니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이야기인데도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판정받은 만큼 폭력 수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괴물의 등장, 괴물의 이유, 괴물들의 사회학, 괴물의 뒤편이라는 소설 목차처럼 반인간선언한 괴물들의 총집합입니다. 


광기 어린 눈빛으로 커피숍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일반인을 폭행하며 난동 부리는 주일우. 그렇게 소년원으로 들어갑니다. 일우가 간절히 바랐던 일입니다. 쌍둥이 동생 월우의 죽음에 관여한 일진 패거리들이 있는 그곳으로 들어가 복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일우와 월우의 행적을 보여줍니다. 일진 패거리들의 먹잇감이 된 월우. 크리스마스이브 날 월우는 편의점에서 행패를 부리는 일진들 중 한 명에게 끌려나갑니다. 그리고 다음 날 물탱크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됩니다.


"주일우는 깨닫고 말았다. 비상식의 세계에선 비상식적으로 살아남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중략) 자신의 목숨줄은 끈질기게 남아 있을 거라는 사실을. 그건 어느새 괴물이 되어버린 주일우에게 하나의 원리였다. 변하지 않는 불변의 원리." - 책 속에서





일우는 일진 패거리들의 목줄을 서서히 죕니다. 하지만 철저히 혼자인 일우의 사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미친개라 불리는 교정 교사 한희상마저도 일우를 고립시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있는 한희상은 비상식적인 체벌로 훈육하는 스타일입니다. 그의 구타 행위에 대해 원생들은 함구합니다. 


생존하기 위한 잔인함을 갖추며 괴물이 된 일우, 잔인함을 위한 잔인함으로 점철된 이들 간의 적나라한 폭력 묘사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아이들 간의 카르텔 세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날의 타임라인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안타까움에 소름 돋습니다. 일우는 왜 그렇게도 월우의 죽음에 복수심을 불태우게 되었는지, 결국 그가 원하는 복수를 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반전까지 심어둔 주원규 작가. 스릴 넘치며 흥미진진하다는 말을 쓰기 미안할 만큼 놀라운 반전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절망의 심연의 끝을 만나는 시간이 될지도요.


비틀린 폭력에 대한 고발이라는 말조차도 이 소설을 지칭하기엔 밋밋해 보입니다. 괴물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는 이들의 발버둥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크리스마스 캐럴>. 


위기 청소년을 돌보는 목사이기도 한 주원규 작가. 그의 청소년 소설만 읽어 저는 순한 맛만 알고 있었던지라 이 소설을 읽고 정말 헉!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읽으면서도 증오, 환멸, 공포 등 긴장감이 장난 아니었는데, 영화로 도대체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하게 합니다. 


이런 수위의 이야기가 소설로 나올 수 있었다는 것도 놀랐고, 이걸 영화화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이젠 가능한 시대군요. 끝맛이 씁쓸하다보니 감정의 호불호는 나뉠만한 스토리입니다. 원작소설과 영화가 얼마나 차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소설을 읽으며 웬만한 충격을 미리 받았으니 영화는 어떻게 끌어나갈지 기대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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