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지미 친 지음, 권루시안 옮김, 이용대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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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이자 아카데미상 수상작 『프리 솔로』 감독 지미 친의 사진집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야생의 자연 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는 그의 경이로운 사진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영화 <에베레스트>, <K2>와 같은 산악 영화에 매료되어본 경험이 있거나 모험을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될 겁니다. 자연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사진집입니다. 


1999년 파키스탄 차라쿠사 첫 원정을 시작으로 2017년 남극대륙에 이르기까지 20년의 세월에 걸친 모험의 기록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10대 때부터 등반하는 걸 좋아했던 지미 친은 첫 원정에 참여한 이후 산을 타는 인생으로 완전히 정착합니다. 


이 책에는 존경받는 등반가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사진에 담긴 이들의 몇몇은 세상을 떠났지만 산악인, 체육인이라면 그리워할 만한 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는 내내 '미친!' 소리가 절로 나올만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사진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모습을 찍는 지미 친의 모습도 상상이 되어 입이 쩍 벌어집니다. 


"산만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벗어나 생존이라는 단순한 일에만 집중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등반가들. 자주 등장하는 등반가 콘래드 앵커를 포함해 프리 솔로 등반가, 스노보드 등반가, 프리 스키 등반가 등 다양한 이들과 작업한 여정이 그려집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화 제작에 합류하게 되면서 영화 촬영 방법을 배운 2002년 티베트 창탕 고원. 지구에서 가장 높고 가장 외진 사막 고원에서 촬영은 이후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시발점이 됩니다. 





언제나 능력을 넘어서는 일에 도전한 지미 친. 눈사태로 죽을 뻔하기도 하고, 결국 실패로 돌아간 일도 있었습니다. 정상을 60m 남겨두고 철수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도들이 쌓여 다음번이 수월해집니다. 영하 29도에서 로프에만 의지한 채 2시간이 넘도록 절벽에서 눈과 얼음 세례를 받기도 하는 등 극악의 날씨에도 등반가들의 도전은 이어집니다. 할리우드 영화 『에베레스트』의 배경 영상을 위한 촬영에도 합류했던 지미 친은 당시의 경험으로 고산에서 대작을 촬영하는 방법을 훈련받기도 합니다. 


푸른얼음과 암벽,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엄하면서도 거친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여성 프리 스키 세계 챔피언 키트와 그의 남편 롭과 함께 에베레스트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온다는 담대한 계획은 보는 내내 조마조마합니다. 치명적일 수도 있는 상황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순간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정신이 필요한 산악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스키로 타고 내려온 최초의 미국인이 되었습니다. 


"완벽한 장면이 시야에 들어오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진다." - 책 속에서


어떻게 올라가면 등반가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 가장 좋을지 고민한 흔적은 결과물로 나타납니다. 세계 산악인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명이자 파타고니아 설립자 이본 쉬나드와 등반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남위 180도』에서 노장의 기운을 보여준 이본은 이 등반을 마지막으로 등반가로서의 삶은 은퇴합니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극한까지 넓히며 모험가들과 함께 하는 지미 친. 영화 『프리 솔로』의 알렉스 호놀드와의 여정에는 영화 카메라 위에 사진 카메라를 고정하면서 숭고한 순간을 목격합니다. 지미 친에게 큰 영향을 끼친 모험가들과 장소들의 이야기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이 사진집은 그야말로 걸작 그 자체입니다. 무한 감동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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