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의 한국음악 - 좋아해서 듣고 사랑해서 부르는 조선-pop, 국악
현경채 지음 / 드루 / 2022년 8월
평점 :
절판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에 오른 BTS 슈가의 <대취타>,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으로 사용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등 현대 국악이 세계를 종횡무진하고 있습니다. 국악 오디션 프로그램 풍류대장이 생길 정도로 일부 마니아의 세계로만 생각했던 국악이 이제는 보편화, 대중화되고 있는 겁니다. 그 뒤에는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일군 아티스트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고루한 음악이 아닌 대중음악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국악의 저력을 소개한 책이 있습니다. 


전통예술과 음악, 여행, 인문학에 대한 조예가 깊은 음악평론가이자 음악인류학 박사 현경채 교수의 신작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국악 교양서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국악의 다양한 매력을 만나보세요. ​​


국악을 몰라도 한 번쯤 들어본 힙한 노래 <범 내려온다>. 1일 1범 할 정도로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었죠.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노래와 앰비규어스의 춤의 조화가 제대로 놀자판을 깔아줬습니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에서 나오는 노래라고 합니다. ​​래퍼들도 울고 갈 정도로 빠른 템포감으로 완성된 <좌우나졸>처럼 라임이 예술인 판소리를 보면 국악의 새로운 매력에 푹 빠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외계어 같은 약재 이름으로 가득한 <약성가>도 떼창을 할 정도로 인기 많습니다. 


국악의 다채로운 변화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골동품 같은 옛날 국악도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전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움직이는 현대 국악의 바탕에는 결국 전통의 맥을 놓지 않고 이어온 한국음악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겁니다. ​​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은 판소리부터 대취타까지 한국음악의 모든 것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판소리, 아리랑, 창극, 민요, 무속음악, 시나위와 산조, 사물놀이, 정가와 가사, 왕실 음악까지 국악의 변천사를 통해 순수 예술 영역을 확장한 국악의 세계를 바라보며 오늘날의 국악을 이야기합니다. 그 여정에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어사출두>를 부른 판소리계의 아이돌 김준수와 두번째달의 콜라보는 그야말로 감동이었어요. 판소리인지조차 모르고 대중들에게 알려진 <난감하네>의 퓨전국악그룹 '프로젝트 락', 이제는 전설이 된 민요 록 밴드 '씽씽' 등 국악의 변화를 시도하는 뮤지션들이 소개됩니다. 책 속 QR코드를 따라가며 영상을 보다 보니 현대 국악의 흥겨운 리듬감에 놀라기를 반복하며 하루 종일 듣게 되더라고요. ​​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에서는 국악 스펙트럼이 넓어진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악의 흥망성쇠를 짚어줍니다. 다양한 장르와 어우러지는 우리 민요, 한국음악의 보물창고인 무속음악의 재발견뿐만 아니라 전통 악기까지 젊은 음악가들에 의해 힙하게 풀어낸 한국음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버전이 있는 한국인의 소울 음악 <아리랑>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 유산 걸작으로 등재되면서 그 가치가 더욱 커졌습니다. BTS 버전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부르기도 했습니다. 영국 브리태니커 사전에는 사물놀이 공연에 열광하는 광적인 팬들을 뜻하는 '사물노리안' 단어가 등재될 정도로 세계인이 우리의 국악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기 있는 국악밴드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정작 우리 문화의 가치를 다른 이들이 더 잘 알아준 겁니다. 전통과 현대, 서구와 비서구 음악을 섞어 만든 새로운 대중음악이 된 퓨전음악인 월드뮤직에 입성한 한국음악. 젊은 국악인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세계 속의 한국음악의 위상을 만나게 됩니다. ​​


비주류 음악 세계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국악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 국악을 친근하게 접하게 해주는 소중한 국악 교양서입니다. 국악이야말로 가장 전통적이면서 가장 힙한 한국음악임을 깨닫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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