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감각 -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는 법
바비 더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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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소시오패스 베이비부머, 냉소적이고 독립적인 X세대, 자기애에 빠진 나약한 공상가 밀레니얼 세대, 개방적이지만 물질주의적인 Z세대. 세대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왔고 미디어에서도 수식어에 걸맞은 기사만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정책연구소 소장이자 공공정책학 교수 바비 더피 저자는 <세대 감각>을 통해 언제 태어났는지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할까? 라는 질문으로 우리가 믿어 온 '세대' 이야기를 낯설게 바라보게 합니다. 세대에 대한 잘못된 믿음, 부정적인 세대 신화를 무너뜨리는 책입니다. 


한 세대와 다음 세대는 양립할 수 없는 다른 특성을 가질까요. 우리는 세대를 서로 맞서는 상대편으로 봐왔지만 실제 사회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팬데믹을 경험한 모든 세대가 위기 속에서 협력했듯 기후 변화, 불평등 신화, 경제 발전 지연, 정치 양극화 등 이 모든 문제들은 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와 연관된 문제라고 합니다. 


우리가 속한 '세대'는 '생애 주기'라는 엄청난 힘과 여러 '사건'들의 영향과 더불어 큰 그림을 이루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의 유대를 깨뜨리는 건 기술 변화 속도, 급속한 사회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모든 태도, 신념, 행동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건 시대의 영향, 생애 주기의 영향, 코호트(특정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체)의 영향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 세 가지가 개별적인 우리의 모습과 전체로서 우리 모습을 형성합니다. 이걸 이해했을 때 우리 사회가 어떻게, 왜 변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조합해야 모든 사회적 변화가 설명될 수 있지만, 우리의 기존 세대론은 그저 언제 태어났느냐에만 집중해왔습니다. 대부분의 기사와 논의가 나이든 사람과 젊은이를 정형화하는 분석에서 비롯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세대 감각>은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Ipsos 설문을 기반으로 한 실증 데이터를 통해 여러 편견과 고정관념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여러가지 서사가 있을 텐데요, 방탕한 젊은이 서사도 거짓입니다. 오히려 통계는 개인 지출 50퍼센트 이상이 50세가 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밀레니얼 세대를 묘사하는 대표 수식어가 '물질주의적인'이라는 정형화된 생각이 끊임없이 반복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조부모와의 전쟁에 나설 생각도 없습니다. 세대 간 사회적 계약의 긴장감을 젊은 세대와 노인 간의 대립으로 보는 시선과 달리 현실은 부가 점점 소수에게 집중되면서 인구 대부분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확대된 결과라는 걸 짚어줍니다. 진짜 문제는 커지는 불균형과 불평등 때문인 겁니다. 





이처럼 문제의 요점을 놓치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주택 문제는 지연된 성인기와 전반적으로 늦어진 삶의 경로 추세를 보여줍니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재정적 장벽이 높아진 시대입니다. 중년에도 세를 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전 세대보다 부모님 집에 발이 묶인 청년세대를 두고 게으른 자기 도취자로 취급해서는 안되며, 주택 보유 문제에 대한 해법을 세대 문제로만 보면 안 된다는 겁니다. 교육과 노동, 행복, 건강, 사생활, 문화, 정치,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대에 관한 편견을 깨뜨리는 통계를 보여주는 <세대 감각>. 지나치게 단순화된 세대 분석의 문제를 하나씩 짚어나갑니다.


세대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기사, 세대별 맞춤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펼치는 엉터리 마케팅 등 세대 차이가 과장되는 현상도 꼬집습니다. 명백한 세대 단절이 존재한다는 인상을 주는 기사 투성이입니다. 또다시 새로운 세대가 들어서면 지금 Z세대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새로운 세대에게로 옮길 겁니다. 우리가 걱정해야할 건 세대 간 전쟁이 아니라 연령 집단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분명 세대마다 각기 다른 영향을 끼치지만, 어느 특정 세대에게만 책임을 물릴 수 없습니다. 저자는 차이를 과장함으로써 일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파국화에 빠질 위험을 경고합니다. 


진정한 세대적 사고는 우리 시대의 변화와 도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대 감각>. 중요한 건 미래입니다. 세대의 타고난 특성때문이 아니라 변화한 환경의 영향임을 이해했을 때 미래 세대에 대한 낙관을 되찾기 위한 세대 분석이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고리타분한 세대 갈등론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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