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 유튜버 하루데이가 기록한 낭만적인 도시 풍경
하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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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살이 10년 차에 뉴욕으로 떠나 새 터전을 마련한 하루 작가. 낯선 이방인과 현지인 사이에서 진짜 뉴욕을 바라볼 수 있는 생활인이 되기까지 지난 4년 동안의 뉴욕 생활을 기록한 에세이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영화와 미드로 동경하며 화려한 도시로 바라봤던 뉴욕이었지만, 뉴욕을 진짜 사랑하게 된 건 그 화려함 뒷면에 숨어있는 소박한 일상을 발견하면서부터였습니다. 


비싼 뉴욕 집세만큼이나 절망스러웠던 건 최악의 집을 피하는 일이었다며, 세탁기를 설치하지 못하는 낙후된 건물이 대부분인 곳에서 지극히 평균 예산으로 집을 구해야 했던 어려움을 들려줍니다. 뉴욕 건물의 멋진 겉모습과는 달리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내부 사정 때문에 만만찮더라고요. 


그럼에도 센트럴파크 주변의 아파트를 구한 것에 대한 칭찬은 아낌없이 합니다. 명실상부 뉴욕을 대표하는 장소인 센트럴파크는 집 말고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장소라고 합니다. 도시 속 오아시스 같은 공원을 뒷마당이라도 되는 듯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며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초록잎 무성한 싱그러운 여름의 센트럴파크, 색색깔 단풍으로 물든 가을의 센트럴파크 풍경 사진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벚꽃이 찬란하게 핀 센트럴파크의 모습도 황홀할 정도로 멋지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커알못이지만 나름의 뉴욕 커피숍 지도를 완성할 만큼 커피숍 투어도 성실히 즐긴 하루 작가. 커피숍에서 결국 사람 사는 따뜻한 뉴욕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젊은 디지털 노마드족, 반려견과 산책하다 잠깐 들르는 뉴욕커, 대학가 주변의 카공족, 백발의 어르신들 등 동네에 따라 분위기가 천차만별인 커피숍은 그에게 타지 생활 적응의 지표가 됩니다. 누군가에겐 현지 친구의 수, 방문해 본 식당 수가 될 수 있겠지만, 하루 작가는 일상 속 진짜 뉴욕을 보기 위해 커피숍으로 나들이를 합니다. 


종이 냄새 풍기는 동네 서점 탐방도 멋진 하루를 만들어줍니다. 취향이 드러나는 작은 독립서점이 가득합니다. 차갑고 불친절한 뉴욕의 이미지는 어느새 사라집니다. 경계심 없는 오픈 마인드를 보여주는 스몰 토크 문화, 여전히 심오하고 난해한 팁 문화 등 뉴욕살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도 등장합니다. 


뉴욕의 아이콘이 된 델리의 고양이를 아시나요. 우리나라 편의점과 구멍가게와 비슷한 델리에서는 재밌게고 야옹이님을 한 분씩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보데가 캣으로 불리며 뉴욕을 상징하는 존재로 각인되었습니다. 냥덕후인 하루 작가는 뉴욕 야옹님들을 탐색하기 위해 뉴욕 구석구석 델리 탐방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뉴욕의 온갖 동네를 누비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대부분 이민자 출신이 델리를 운영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더 마음이 편해지는 동지애도 생기고 말입니다. 뉴욕의 길냥이들이 입양되기 전까지 임보 활동하는 포스터로 활동하게 되기도 합니다. 파양 없는 입양을 위한 체계적인 포스터 운영 시스템을 가진 점은 무척 부럽습니다. 


하루 작가가 살고 있는 뉴욕의 맨해튼은 서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크기이지만 골목골목 다른 분위기의 동네들 덕분에 다양한 문화의 색채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뉴욕 하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생활도 빠질 수 없습니다. 진입 장벽 높은 고급스러운 문화생활이라는 선입견은 깨집니다. 실제로는 무료나 저렴한 공연이 많아 시간이 부족해서 다 못 볼 정도로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화려하거나 불안한 도시 이미지 너머에서 발견하는 낭만적인 도시 뉴욕의 모습을 보여주는 하루 작가의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뉴욕이라는 도시에 동경과 설렘을 가진 이들에게는 힐링 시간이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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