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 의식의 출현까지
박문호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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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에서 인간의 가상 세계 출현까지 아우르는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다룬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어마어마한 대장정을 담은 책입니다. <뇌, 생각의 출현>,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 <박문호 박사의 뇌과학 공부>로 뇌과학 3부작을 완결했고 <생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로 통합 과학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이후 우주, 지구, 생명, 인간을 설명하는 빅히스토리를 정리한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가 탄생되었습니다. 14년간 이어온 우주의 진화와 뇌과학 강의의 핵심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과학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과학화를 모토로 과학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박문호 박사. 그래서인지 이 책의 첫 느낌은 어렵다는 거였어요. 낯선 과학 용어가 많지만 그저 익숙하지 않을 뿐, 반복할수록 점차 쉬워질 거라고 저자는 단언합니다. 전체적으로 한 번 훑어보는 요량으로 가볍게 접하면서, 박문호 박사가 정리해 준 마지막 페이지까지 일단 1회독 해보는 걸 목표로 읽어봤습니다. 교양과학 도서를 읽을 때에도 이 책을 참고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소장해둘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천문학, 지질학, 분자세포생물학, 진화학, 양자역학, 암석학, 열역학, 생리학, 비교해부학, 상대성이론, 우주론, 입자물리학, 뇌과학이 통합적으로 연결된 방대한 지식 창고이니까요.


138억 년 우주 진화의 자연현상을 통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관점을 갖춰야 한다고 합니다. 모두 시작점이 있으니 기원을 추적해야 하고, 우주 그 자체는 시공과 에너지의 상호관계이니 시공을 사유해야 하고, 원자와 분자와 개체들의 배열 상태 패턴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별, 지구, 생명, 인간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보여주기에 자연스럽게 따라가다 보면 통합적 관점으로 자연현상을 공부하는 방법론을 배우게 됩니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컬러풀한 우주의 모습이 CG를 보는 것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웠는데요. 우주 첫 탄생 순간인 빅뱅 이후 8억 년 뒤인 무려 130억 년 전에 만들어진 초기 우주 천체의 빛을 관측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 덕분에 우주에 대해 더 궁금해집니다. 박문호 박사는 우주를 이해하는 지름길은 원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갈수록 수월하다고 합니다. 수소 원자는 양성자와 전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주의 모든 현상에는 양성자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별에서 지구의 생명 현상까지 수소 원자가 핵심인 겁니다. 결국 별, 지구, 생물은 모두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작용에서 생겨난다는 게 이 책에서 줄곧 이야기하는 바입니다.


꽃 피고 바람 불고 생각하는 모든 현상을 물리 법칙으로 이해해 보는 시간. 논리적 훈련이 선행되면 정서적 느낌이 더 긴 여운을 남긴다는 박사님의 말씀처럼 딱딱한 과학 용어를 받아들일수록 이 모든 것들이 더 경이롭게 다가옵니다. 제가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은 파트는 생물과 광물의 공진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생물의 진화는 40억 년간 원핵세포에서 다세포 동물로 진화해온 과정입니다. 광물의 진화는 지구 생성 초기부터 46억 년 간 지속된 지질학적 변화 과정입니다.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는 생물과 광물의 공진화가 이뤄졌다는데요. 생물의 조직 속으로 광물이 들어와서 생체 조직의 일부를 담당한 겁니다. 생물의 광물화라니 처음 들었을 때 꽤 재밌는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그러고 보니 척추동물 뼈는 인산칼슘 광물이 주성분이니까요.빅뱅에서 출현한 전자와 양성자가 세포 속 분자들과 결합하고 빠져나오는 과정이 생명 현상입니다. 빅뱅과 생명 출현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던 겁니다. 게다가 산소혁명을 통해 생명이 출현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엿보는 여정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이 여정에서 지구의 기후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인류의 진화 과정 역시 아프리카 기후 변화와 관련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구 기후 변화가 현생 인류로 이어지는 진화 과정을 이해하면, 현재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큰 환경 변화인 지구 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이 더 가깝게 다가올 겁니다.


인간의 뇌에 대한 비밀은 언어라는 새로운 우주 탄생과 함께 뇌가 스스로 만든 제2의 자연인 가상 세계로까지 이어집니다. 아직 통일 이론은 없지만 의식의 실체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기초 이론과 지식을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를 찾아내 일관되게 설명하는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자연과학 공부는 별, 바위, 꽃에서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관계를 밝혀내는 공부라는 통합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말랑한 과학에 익숙해지는 대신 대중의 수준을 높이는 과학을 만나는 시간이 될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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