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
고성호 지음 / 좋은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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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에서 지내는 현직 KOTRA 중국 주재원 고성호 저자가 생생하게 들려주는 10개의 중국 대표 테크 기업의 혁신과 생존 전략 고찰 <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


이 책을 읽는 내내 중국 테크 기업의 기술력과 영향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아 깜짝 놀랐습니다. 한수 아래로 낮춰보며 대륙의 실수로만 치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사이 중국 테크 기업은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로봇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며 투숙 중인 호텔방으로 음식과 택배 배달을 해 주고, 식당에서는 실물 메뉴판 없이 QR코드로 주문해야 하고, 아무도 현금과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모바일 결제로만 이뤄지고, 새벽 배송이 아니라 30분에서 늦어도 1시간 내로 식자재가 배송됩니다.


원격 진료 앱을 통해 진단 및 처방약 구입까지 온라인으로 원스톱으로 가능하고, 택시 및 차량 호출은 원하는 차종별로 즉각 오고, 고속철은 KTX보다 쾌적하고 더 빠르고 자주 운행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지만 이미 중국은 한국보다 생활 측면에서 편리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변화들 속에는 중국 민영 테크 기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은 반중정서로 외면한 사이 벌어진 중국 테크 기업의 행동 방식을 파악해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힌트를 얻고, 중국 테크 기업에 직간접 투자를 할 때 의사 결정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의 역할을 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10개 민영 테크 기업을 통해 중국에 대한 큰 그림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창업자, 발전 과정, 생존 전략, 위험 요인, 전망을 재중 한국인의 관점에서 들려주는데 객관적인 시선뿐만 아니라 생생한 경험이 더해져 읽는 맛이 무척 좋습니다.


중국 비즈니스계의 전설로 불릴 만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사회 인프라형 테크 기업입니다. 요즘은 마윈 지우기로 위기에 처한 알리바바이지만 중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습니다. 중국 국민 메신저인 위챗을 내놓은 텐센트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 결제의 90% 이상 점유율을 쥐고 있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도 있습니다. 이베이와의 혈투에서 승리하며 금융 플랫폼의 출발점이 된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그룹에서 담당하는데, 핀테크 기업으로서 5년째 세계 1위를 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두 기업을 이해하는 건 중국 디지털 경제와 중국 기업 이해의 첫걸음이 됩니다.


기술 기반형 제조 테크 기업에는 최강의 가성비 대마왕 샤오미와 중국 대표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가 있습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체중계, 펜 등 샤오미 제품은 저도 알게 모르게 사용해왔더라고요. 하찮은 시절에서 거인으로 발돋움한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기술이 이미 삼성을 앞서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시장점유율도 화웨이가 몇 배나 높습니다.


IT 기반형 생활·콘텐츠 테크 기업으로는 바이두, 바이트댄스, 메이퇀, 디디추싱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글의 카피캣으로 시작했지만 구글 퇴치 후 독점적 위치에 오르며 중국의 검색 대장이 된 바이두. 저자는 실생활에서 바이두로 검색한다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조차 나오지 않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바이두는 검색 플랫폼이 아닌 광고로 운영되는 검색 서비스인 겁니다.


출퇴근 시간 틱톡 폐인을 양산한 틱톡은 바이트댄스의 글로벌 초히트 어플입니다. 내수용으로는 더우인으로 불리는 틱톡은 소름 돋을 만큼 무서운 AI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약 3,500개 이상의 AI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보다 훨씬 더 커버하는 배달 문화를 선보이는 메이퇀. 중국의 노란 물결 오토바이 부대입니다. 배민의 비즈니스 범위를 한참 초월한 메이퇀입니다. 우버를 집어삼킨 디디추싱도 있습니다. 빚으로 시작해 빚으로 운영하고 빚으로 유지되는 기업이라는 점이 약점이지만요.





IT 기반형 유통 테크 기업으로는 징동과 핀둬둬가 소개됩니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의 호적수가 된 징동은 올드하지만 정품 보장, 빠른 배송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 배송의 최강자로 불리는 징동물류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더라고요. 온라인 의료 서비스 및 의약품 판매를 하는 징동헬스도 효자 종목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 호불호가 극과 극인 핀둬둬는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입니다. 말도 안 되는 초저가에 제품을 날리는 공급상들의 악성 재고를 비교적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전략이 인상 깊습니다.


중국인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은 테크 기업이지만 저마다 위기는 찾아옵니다. 신생 기업이 치고 올라와 영역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개발하며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규제에 가로막혀 있지만 중국은 정보가 적극 육성하고 장려하고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길들이기 전략도 강력하게 작동하지만요.


중국의 독특한 문화적 요인과 기술 혁신에 기반을 두고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 빅테크 기업의 생존 전략들을 통해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책 <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로 기업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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