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작은 트럭 마음그림책 10
모리 지음, 이세진 옮김 / 옐로스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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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는 순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뻐 깜짝 놀랐어요. 사실 저는 컬러풀한 유아 그림책으로만 생각했거든요. 사진으로는 실물의 빈티지한 감성을 표현하지 못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반듯한 그래픽 디자인 감성과 오래된 필름 사진을 현상한 듯한 샌딩 감성이 동시에 있다니! 그림책의 주제를 어쩜 이렇게 잘 표현했는지 책장을 덮고 나면 더 감탄하게 됩니다.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만 작가 모리의 그림책 <아빠의 작은 트럭>. 어린 시절 작은 트럭으로 세탁물 배달 일을 한 아버지의 트럭에 함께 타 이곳저곳 돌아다녔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파란색 작은 트럭에서 아빠 옆에 앉아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는 아이. 트럭 속에는 온갖 동물들의 형상이 슬쩍 숨어있는데요. 본문에서 아이의 상상 속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이라 다시 한번 첫 장으로 되돌아오게 될 겁니다.





일하는 아빠를 따라다니다 보면 지루할 법도 하지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낯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복잡한 도시도 망설임 없이 길을 잘 찾아가는 아빠. 날씨가 궂어도 길이 험해도 아빠와 함께라면 걱정 없어요. 숲길에서 차가 고장 나더라도 아빠는 공구 상자를 꺼내 척척 해결하지요. 슈퍼맨 같은 아빠입니다.


아빠와 아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이 많지만 <아빠의 작은 트럭>은 특이합니다.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거나 무언가를 해주려는 장면이 전혀 없습니다. 대신 아이의 눈에 비친 든든한 존재로서의 아빠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애정 표현이 전혀 없는데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절로 느껴지게 하는 심오한 그림책입니다.


스쳐 지나기 쉬운 삶의 순간들을 예술을 통해 포착하고 감정의 물을 들이는 모리 작가. 아빠의 작은 트럭에서 듣고 따라 불렀던 노래가 기억 속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어른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순간, 어린 시절 그때의 시간으로 추억 여행을 하게 됩니다.


빛바랜 사진을 꺼내보는 느낌처럼 아빠와의 추억을 되살린 <아빠의 작은 트럭>. 이 그림책은 생각보다 아이와의 추억 쌓기를 어려워하는 아빠들이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추억 만들기란 게 특별한 이슈가 있어야만 가능한 게 아니란 걸 보여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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