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평점 :

2000년 한국 경찰 최초 프로파일링팀 창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17년간 프로파일러로 일하며 3천 건 이상의 범죄 현장에 투입되었던 권일용 교수.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낯설지 않은 분이시죠. 올 초 방영했던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통해 최초의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논픽션을 드라마로도 실감나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는 비일상적 범죄가 어떻게 일상적 삶으로 스며드는지 파헤치는 범죄심리 대중서입니다. 과거와는 달라진 현대 사회의 범죄유형을 다뤄 오늘날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한편 우리 모두를 위한 범죄 예방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입니다.
과거에는 범행 동기가 단순하고 뚜렷했지만, 조직폭력배 같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가 점차 증가하면서 자신의 분노, 감정을 불특정 다수에서 표출하는 유형으로 변화합니다. 변화된 유형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화된 CSI와 프로파일러가 필요했고, 이는 2000년대 사이코패스에 의한 범죄에 프로파일러들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결과를 낳습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으로 이어진 10여 년. 이 사건들조차 갈수록 범죄수법의 진화가 나타났었다고 합니다.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범죄 같은 상황을 이용한 범죄의 서막을 알린 강호순을 마지막으로 연쇄살인범죄는 사라졌습니다. 과학수사의 발전으로 연쇄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체포되다 보니 줄어든 것처럼 나타난 거라고 합니다. 대신 다른 유형의 범죄가 급증합니다. 보이스피싱,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착취, 온라인 도박, 동물학대 영상 등 온라인상으로 공간을 옮긴 범죄들. 오히려 일상으로 더 스며든 셈입니다.
묻지마 범죄, 분노 충동 범죄처럼 폭발적인 즉시성 공격 범죄 사건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는 오늘날. 왜 언제 이런 공격성을 띠는 걸까요. 우리는 모두 공격성을 갖고 있긴 하지만, 공격 행위만이 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 때 공격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할지라도 누구나 동일하게 표출하진 않습니다. 권일용 교수는 사람과 상황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들을 짚어줍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 이타심이 결여된 왜곡된 합리화가 더해지고, 상대방의 반응이 내게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때의 공격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일상 속 좌절이 어떤 방식으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불공정을 탓하는 자기합리화로 표출된 묻지마 범죄, 왜곡된 관념의 폐해인 상대방의 심리적 소유화와 관련한 범죄, 벗어날 수 없는 무력감으로 인한 중독성 범죄, 조직범죄로 확장된 디지털 성범죄 등을 통해 범죄자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서 범죄가 동기화되는 과정을 찾아봅니다. 왜곡된 공격성이 은밀하게 온라인 속으로 스며들고 있음에도 범죄의 뒤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법의 한계상 범죄 예방과 관련한 개인과 사회의 인식에 대한 이야기도 짚어줍니다.
마음을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우리가 범죄심리에 관심을 두는 건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일 겁니다. 더불어 권일용 교수는 내 마음의 범죄 환경을 없애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범죄에 대한 교육, 기존 인식의 변화 등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청소년과 관련한 범죄도 많은 만큼 가족 모두가 함께 읽을만한 책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인생명강 시리즈.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가 포함된 서가명강 시리즈에 이어 인생명강 시리즈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