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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이사하기 ㅣ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5월
평점 :

이와무라 카즈오의 14마리 시리즈 중 한 권인 <14마리의 이사하기>. 며칠 전 <14마리의 봄 소풍> 편에서 만난 14마리 대가족이 살고 있는 커다란 나무 밑동 집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만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10마리 형제들이 함께 어디론가 길을 떠납니다. 새로운 집을 찾아 이사하는 날입니다. 막내 열찌를 빼고 다들 배낭을 짊어지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요. 줄 맞춰 가지 않고 굳이 옆길로 새는 아이들도 꼭 있지요.
14마리 대가족 이름 맞추기는 이 그림책의 묘미입니다. 띠지 속에 14마리 캐릭터 소개가 있어 어찌나 고마운지요. <14마리의 이사하기>에 등장하는 옷차림 그대로 소개되어 있으니 구별하기 좋습니다. 띠지를 종이인형 오리기처럼 잘라보고 싶은 생각도 문득 듭니다. <14마리의 봄 소풍>에서도 띠지 속에 이렇게 소개가 되어있었는데 옷차림이 그림책마다 달라서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불긋한 단풍잎을 보니 선선한 가을인가 봅니다. 높은 곳을 오를 때도 함께 힘을 합쳐 끌어당기고 밀어주고, 시냇물을 건널 때도 조심조심 주의를 기울입니다. 천적인 족제비가 지나갈 땐 쉿! 다들 숨죽이는 모습이 긴장감을 안겨 줍니다. 먼 길을 가야 하는지 하룻밤을 노숙하며 보내기도 합니다. 불침번 서는 첫째의 든든한 모습도 발견할 수 있어요. 시냇물을 건너느라 젖어버린 바지를 간이 빨랫줄에 널어둔 깨알 디테일까지. 이와무라 카즈오 작가의 섬세한 그림에 책장을 쉬이 넘길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새로운 보금자리는 커다란 나무 밑동입니다. 나무 밑동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공간이 있네요. 대나무를 잘라 엮어 부엌도 만들고 가구도 만들고 집을 완성해나갑니다. 강 물줄기를 집 앞까지 끌어오는 똑똑한 기술까지 겸비한 14마리 가족입니다.
14마리 모두가 협동해서 만들어낸 새 보금자리.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는 어쩜 그렇게 포근한 그림으로 표현했는지 놀라웠어요. 이사하느라 분주했던 시간들이 차분히 정돈되는 따스한 분위기로 마무리합니다. 가족 간의 신뢰와 믿음이 만들어낸 소중한 힘을 보여주는 <14마리의 이사하기>입니다.
초판 한정 편지지&봉투 세트도 놓칠 수 없습니다. 함께하는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 편지지 뒷면에 그려져 있습니다. 몽글몽글하게 하는 부드러운 수채 그림과 가족애를 보여준 스토리가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