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잡지 기자 및 편집장으로 20년 간 일한 영화평론가 주성철의 홍콩영화 팬보이 기질을 마음껏 발산한 책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JTBC 방구석 1열에서 영화 지식과 TMI를 흥미진진하게 전하듯 양조위, 유덕화, 장국영, 왕가위, 성룡, 주성치 등 홍콩영화와 홍콩영화인들을 사랑하는 이들이 반가워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 담겼습니다.



이 책은 2010년에 출간했던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의 전면개정판입니다. 2022년 2월 홍콩의 모습까지 반영되어 세월의 흐름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첫사랑과도 같은 홍콩영화의 아련한 감성을 불러내는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홍콩을 여행해본 적 없지만 떠난다면 홍콩영화여행 테마로 가야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영화 촬영지를 지하철 노선도에 세심하게 표기해 직관적으로 위치를 보기 좋게 알리고 있어 루트 계획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행가이드북에서는 만나기 힘든 숨은 보물 장소와 맛집이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그 장소마다 영화 및 배우의 스토리가 담겨 있기에 더 의미있지요. 그저 유명한 장소를 둘러보는 게 아니라 영화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을 것만 같습니다.



<천장지구>의 잊지 못할 결혼식 장면의 배경인 성 마거릿 성당, 명불허전 뷰 맛집 빅토리아 피크, <중경삼림>의 모든 주인공들이 스치는 인연을 반복하는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허망하게 떠난 장국영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그가 실제로 자주 들렀던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장국영의 마지막 객실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는 관지림을 직관하고 팬으로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과거의 흔적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지만, 기적처럼 남아 있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홍콩 중심지부터 구룡반도, 란타우섬, 마카오 등 홍콩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영화의 장면들. 현장 사진과 영화 스틸컷과의 비교를 통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십대에 비디오 플레이어가 있는 친구집에 모여 홍콩영화 비디오테이프를 보던 그 시절도 떠오릅니다. 유덕화 파, 주윤발 파로 나뉘어 누가 더 덕후인지 은근 경쟁 체제에 돌입했던 기억도 납니다. 양조위의 깊은 눈빛에 푹 빠지곤 했고, 중경삼림의 OST를 하염없이 들었던 나날들. 아날로그 감성 제대로 얹어준 책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그 시절의 감성을 오랜만에 만끽해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