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 아주 작은 수고로 생애 최정점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이승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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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로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제의 인물 이승훈 교수의 첫 교양서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전공 분야인 뇌졸중의 정체는 물론이고 암과 감기까지,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고 가장 흔히 걸리는 세 가지 병을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내용들, 터부시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 가득합니다. 그의 첫 대중 교양서인 만큼 영혼을 갈아 넣어 쓴 책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읽는 내내 저자의 자신감에 공감하게 됩니다. 질병의 본질을 고찰하고 이를 받아들여 최대한 건강하게 살아갈 방법에 대해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지금 내 몸에 바로 적용 가능한 건강 매뉴얼을 만나보세요.


우리는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위가 탈 나고 복통에 설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곳 세포들은 예민하거든요. 반면 폐, 간, 비장, 심장, 신장의 감각세포들은 둔해서 병이 상당히 진행돼도 별다른 신호를 안 줍니다. 우리 몸은 감각 불균형이라는 걸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진화적으로 외부물질에 대한 방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진화된 우리 몸의 평소 상태를 제대로 인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승훈 교수는 다양한 질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기초가 되는 지식을 먼저 알려줍니다. 우리 몸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잘못된 상황에서의 병적 원리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정상 구조에 어떤 식으로 질병이 발생하는지 설명할 때는 이승훈 교수가 직접 만든 새로운 질병 분류법으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크게 외부의 공격에 의해 발생하는 외인성 질환과 신체 내부에서 내재적으로 발생하는 내인성 질환으로 구분합니다. 내 몸이 불편할 때 무슨 과에 가야 할지 어떻게 정하나요? 환자가 내 증상이 어떤 질환군에 속해 있는지 개략적인 지식을 알아야 합니다.


5분에 한 명씩 발병하고 15분에 한 명씩 사망하는,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뇌졸중 파트를 읽을 땐 그동안 제대로 모르고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정보가 가득합니다. 뇌졸중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합병증이라고 합니다. 뇌졸중 하면 반신불수되는 후유증만 떠올릴 텐데 과장되고 왜곡된 이야기가 많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90퍼센트 이상이 수술없이 내과적 치료를 받으며, 상당수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매우 희귀한 유전적 뇌졸중을 제외하면 아무 이유 없이 홀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겁니다. 위험요인을 관리하지 않을 때 생기는 합병증인 뇌졸중. 그렇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위험요인을 관리한다면 말이죠.


뇌졸중에는 뇌경색이라 부르는 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이라 부르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크게 구분하고 그 안에 동맥경화증, 지주막하 출혈 같은 이름 한 번쯤 들어본 뇌졸중들이 몇 가지 세분화된다고 합니다. 각각의 뇌졸중마다 자세히 그 의미를 짚어주며 위험요인을 알려줍니다. 대체로 공통적인 위험요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이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 약이 좋아져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병이 되었음에도 환자들은 임의로 처방약을 줄이고 되레 비싼 영양제에 투자하면서 질병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무척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뇌졸중이 어느 날 갑자기 순식간에 발생하는 겁니다. 이전부터 불편한 두통, 어지럼증이 심했던 증상은 뇌졸중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는군요.


뇌졸중 발생 양상을 이해하고 나니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전자 혈압계와 친해지고, 심방세동도 자주 체크하는 등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방세동 등 위험요인 각각을 세세하게 짚어가며 관리법을 설명합니다. 그 외 우리가 쉽게 놓치거나 당황해서 잘못 행동하는 것들도 짚어줍니다. 뇌졸중이 왔을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사항이나 골든아워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반신마비가 잠깐 왔다가 다시 회복되었다고 일시적인 증상으로 무시하면 큰일 난다고 합니다. 119를 불러 뇌졸중 응급센터로 가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뇌졸중의 골든아워는 6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합니다. 예후 때문입니다. 시냅스 재생 촉진 때문에라도 최대한 빠르게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겁니다.


백혈병으로 아버지를 잃은 경험 때문에 암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이승훈 교수입니다. 암에 관련한 건 대략적으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그 본질부터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암은 대표적인 노화성 질환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몇몇 세포를 제외하고는 7~8년이면 새로운 세포로 대치되는데, 반복적인 자기재생을 거치며 노화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무한 증식만이 목적인 세포인 암세포가 실수로 생기는 겁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발병률 1위 암이 유방암이고 남자들의 전립선암도 대단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전적 소인을 제외하면 자본주의 폐해로 생기는 암으로 발병률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암세포가 반드시 암으로 진행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정상인의 건강검진에 CT를 활용하는 시스템의 문제, 임상적으로 평생 발현되지 않는 암까지도 진단받는 과잉진단 등 우리나라 건강검진 시스템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중요한 날 컨디션을 좌우하는 가장 흔한 원인인 감기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쉽게 낫는 병이면서도 인생의 중요한 일정을 망칠 수도 있는 감기. 하지만 의대에서 감기를 배운 적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증상 치료만 할 뿐입니다. 특별한 의학적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최우선인 감기입니다.


상기도 감염증인 감기는 바이러스의 침입에 의해 발생합니다. 감기는 리노, 코로나, 인플루엔자 3종의 바이러스가 대표적인데 공기 중에 최장 18시간까지 생존해 비말뿐만 아니라 에어로졸에 의해 전염이 됩니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위생 관리에 철저해지고 나서는 감기 환자가 뚝 줄었다는 기사도 봤을 겁니다. 우리 아이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약을 달고 살았는데 마스크 착용 이후부터는 한차례도 병원을 가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에서 단 며칠 만이라도 감기를 막기 위한 절대 예방법을 알려줍니다. 말 그대로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일주일 만이라도 지킨다면 감기로 인한 컨디션 난조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2년이 넘게 진행 중인 코로나19. 다행히 판타지 같은 신약이 대성공해 백신이 개발되었습니다. RNA 백신은 처음 개발된 건데 유전자 재조합 기술의 끝판왕이라고 합니다. 아마 노벨 생리의학상의 강력한 후보가 될 거라고 합니다. 백신 맞고 갑자기 뇌졸중이 왔다는 기사도 심심찮게 보셨을 텐데요. 이 책을 읽은 분이라면 이제 그 말에 갸우뚱할 겁니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원래 갑자기 생깁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위험 요인에 노출된 것이 원인인 '합병증'이라고 이 책에서 내내 알려줬습니다. 이 경우는 백신이라는 스트레스가 방아쇠 역할을 했을 테고, 백신이 아니었더라고 가까운 시간 내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뇌혈관 상태일 거라고 합니다. 즉 백신이 원인 그 자체는 아닌 겁니다.


이처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질병 지식으로 무장해 과잉대응하지도 무대응하지도 않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알려주는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는 말처럼 허황된 말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상식이라 익히 알던 많은 것들이 무모한 생각이었음을 짚어줍니다. 이번에는 뇌졸중, 암, 감기와 같은 질병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짚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이 책으로 내 몸 챙기는 요령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승훈 교수의 전공 분야인 뇌졸중만 집중적으로 다룬 교양서적도 꼭 출간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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