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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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인 나태주 × 걸스데이 유라의 합작 시화집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가 어우러진 멋진 책입니다. 초판은 작가의 사인 인쇄본인 데다가 초판 한정 2022 캘린더가 함께 들어있어요. 유라의 그림이 담긴 일러스트 달력은 엽서처럼 잘라 벽에 둬야겠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흐름으로 구성된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계절은 여행을 의미하기도 하면서 인생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인생의 계절을 살아가는 두 작가의 시와 그림 콜라보가 예술입니다. 유라 작가의 그림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예고 미술과 출신에 걸스데이 활동 중에도 꾸준히 회화 작업을 겸하며 2020 YULLAND 개인전까지 열었던 엄연한 화가입니다. 요즘은 배우로서의 활약도 볼 수 있으니 다재다능하네요.


유화, 펜 드로잉,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그린 작품들이 실려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평온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그림입니다. 풍경을 노래하는 시와 풍경을 그린 그림의 조화가 딱입니다. 무엇보다 유화의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 컷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채로운 감성을 내는 본문 편집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로 유명한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은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에서 80편의 시를 선보입니다. “봄이 피고 / 여름이 흐르고 / 가을이 익고 / 겨울이 내리다”로 구성해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긴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아서 시와 친하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정다감하고 담백한 문장을 읊조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그의 글에서는 맑디맑은 순수함이 엿보입니다. 노년의 시간을 살아가는 그에게 여전히 아이 같은 감수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내가 만나고 싶은 나를 /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 말이야”라는 시구처럼 힘겨워도 인생을 잘 살아내려는 묵묵한 발걸음을 응원하기도 하고, “행복은 / 인생의 끝자락 어디에 / 숨어 있는 게 아니라 / 인생 그 자체에 있고 / 행복을 찾아가는 길 / 그 길 위에 이미 있다"라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곧 2022 새해를 맞이합니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에는 1월 1일에 낭독하면 정말 잘 어울릴 만한 시가 있습니다. “오늘은 월요일 / 새로 일주일 / 여행을 떠납니다 / 오늘은 1일 / 새로 한 달 치 / 여행을 떠납니다 / 오늘은 1월 1일 / 1년짜리 조금은 / 긴 여행을 떠납니다 / 언제나 무사히 / 한 바퀴 돌아 / 이 자리로 오게 하소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무사히 잘 보내자는 뻔한 말도 나태주 시인의 손을 거치면 간결미 돋보이는 언어의 예술로 탄생합니다.


인생 여행을 하는 우리에게 울림 주는 이야기로 다가온 시인 나태주와 화가 유라의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언어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시와 상상력의 직관을 보여주는 그림의 조합으로 만나는 성장 드라마를 한 편 본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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