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 끝나지 않은 마음 성장기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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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하지만은 않은 세상을 잘 살아내려고 애쓴 여정을 보여주는 에린남의 마음 성장기 <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초보 미니멀리스트의 일상 변화를 그린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로 귀여운 린남이 캐릭터와 담백한 글을 재밌게 봤었는데 이번에는 오늘도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는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야박하고 팍팍한 삶. 행복하다는 느낌보다는 걱정과 두려움, 좌절,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는 나날들이 이어집니다. 정작 자신의 안녕에는 소홀해지고 악순환의 반복이 된다는 걸 깨닫습니다. 어느 날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분은 어떤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왜 그렇게 하기로 했는지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물어본 겁니다. 내 삶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매일 가진 겁니다.


그렇게 묻고 답하다 보니 어느새 그동안은 알지 못했던 진짜 마음을 발견하게 되더라고 고백합니다. 그 과정이 <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에 담겨있습니다. 거창한 건 없습니다. 소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는 않은 하루의 일상 속에서 조금만 더 나를 생각해 본 것뿐입니다.


에린남 작가는 삼십 대가 되어서야 오래된 꿈을 놓아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놓은 이후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애니메이션 감독의 꿈이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했기에 다른 꿈은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못했었다는 걸 알게 되고, 다른 가능성들이 찾아온 겁니다. 글쓰기가 가장 먼저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브런치에 일단 글을 올리고 글에 맞는 사진을 일일이 찾기 귀찮아 그냥 그려봤다고 합니다. 이 순간이 그의 터닝포인트가 됩니다. 꿈을 위한 그리기가 아니다 보니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초보의 용기는 글쓰기의 두려움을 이겨냈습니다. 물론 이후에 글을 좀 보는 눈이 생기자 솔직히 두려움이 생겼다고 하는데 글쓰는 재미를 잃지 않으려 초보의 용기를 기억하고 그냥 써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에린남 작가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의 유튜브 영상도 글을 먼저 쓴 다음 녹음을 하고, 그에 맞는 그림을 추가하는 스타일이어서 유튜브 영상 속 스토리와 에세이와의 간극이 거의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랍니다.


"꿈의 빈자리를 다른 꿈으로 채우지 않는다. 그 대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산다. 지금 좋아하는 것을 한다. 먼 미래가 아닌 지금의 시간을 살고 있다." - 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中 


인생이 원하는 것만 골라 넣을 수 있는 샌드위치였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하나씩 맛보고 알아가며 신중히 채울 수 있는 인생이 더 낫겠다 싶습니다. 한 번에 채워서는 모를 기쁨이 분명 존재할 거라고 말이죠. 여전히 배울 것투성이 인생이지만 넘어져도 꿋꿋이 일어나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등 산뜻하고 상쾌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매일의 일상에서 불편한 마음을 하나씩 비워가는 걸 목표로 합니다.


내 감정이 어땠는지 되돌아봐야 알 수 있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메모장을 열어 생각과 마음을 기록한다고 합니다. 메모장은 내 마음을 알아차릴 알림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생활이 차곡차곡 모이자 일상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됩니다. 내가 돌보는 시간은 당연하고 사소한 일이지만 일상을 유지하게 도와주고, 그 하루가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든든한 뿌리가 된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에는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닙니다. 감정들을 오롯이 인정하며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과정이 쌓였을 때 평온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을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려보자고 합니다. 그러면 스스로를 돌보는 마음이 생길 겁니다. 물론 나로 살기 위한 긴 연습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에린남 작가도 삼십 대에서야 꿈을 놓고 다른 길을 모색하다 뜻밖의 기쁨을 발견했습니다. 용기, 도전, 실패, 도망 등 질곡을 겪으며 원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자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타인의 안부를 묻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자신의 안녕을 생각해 보게 하는 <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산뜻하고 경쾌하게’ 결정을 내리며 스트레스에서 더 자유로워진 에린남의 이야기에 긍정적인 자극 받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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