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를 찾아서 - 한스 로슬링 자서전
한스 로슬링.파니 헤르게스탐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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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자 세계 보건학자,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 박사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 탄생 여정을 보여주는 책 <팩트풀니스를 찾아서 (원제 How I Learned to Understand the World) >. 세계 최빈국 모잠비크 응급진료소부터 세계 경제 포럼 다보스에 이르기까지 그가 마주했던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사실 기반 이해만이 세상을 진보하게 할 수 있다는 세계관을 펼쳐보인 한스 로슬링 박사의 회고록입니다.


1948년 스웨덴 출생인 한스 로슬링은 국경없는의사회 공동설립자이자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 등 구호기구의 고문으로 일하며 2003년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갭마인더재단을 설립해 가난, 질병,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한 실천적 행동가로서 살았습니다. 2016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시한부 삶을 앞둔 상황에서 아들 올라와 며느리 안느와 함께 <팩트풀니스>를 집필하며 동시에 진행했던 회고록 작업. 결국 두 책 모두 유작이 되었지만, <팩트풀니스>가 세계에 안긴 영향력은 너무나도 컸고 그의 바람은 갭마인더재단을 통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서전 <팩트풀니스를 찾아서>에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평생을 헌신하며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이해한다는 팩트풀니스 개념이 어떻게 나왔는지 그의 삶을 통해 보여줍니다. 사실충실성이라 부르는 팩트풀니스(Factfulness)는 우리의 세계관을 팩트체크합니다. <팩트풀니스>에서 우리는 이 세계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다는 걸 통계 수치를 바탕으로 적나라하게 짚어줬습니다. 시대착오적이고 왜곡된 사고관에 사로잡힌 채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 세계적 문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해결하려 들고 말이죠.


그가 다닌 학교에서조차 서양과 나머지 세계라는 막연한 개념에 바탕을 둔 세계관을 주입했고, 아이들은 나머지 세계의 문화는 상당히 원시적인 것처럼 여겼습니다. 하지만 한스 로슬링은 문맹인 조부모, 평범한 노동자 아버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어머니, 그리고 그의 시대로 이어지는 3대의 가족사를 통해 교육, 경제, 복지 수준의 변화를 쉽게 확인하게되자 세계관이 흔들립니다. 가족사는 한스 로슬링이 더 넓은 세계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고백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에 관심이 많았던 한스 로슬링은 의사 수련 과정에서 모잠비크 독립 쟁취를 위해 교수직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돌아간 에두아르도 몬들라네와의 인연으로 아프리카행을 집착하게 되고, 결국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모잠비크의 도시 나칼라에서 2년 간 근무하게 됩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한스 로슬링에서 엄청난 교훈을 안겨줬습니다. 저개발사회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숨가쁜 의료 현장에서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숱하게 이어졌고, 그럴 때마다 언제나 이곳에 왜 왔는지 상기시키며 공공보건을 지향하는 선택을 내렸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를 수치적으로 분석해 올바른 접근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하기에 이릅니다. 병원에서 죽은 아이의 통계만으로는 집에서 죽은 아이를 포함한 그 이면을 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인구 대다수가 기본적인 보건 의료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 자체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건 비윤리적인 일이라는 걸 그곳에 머물며 깨닫게된 겁니다. 데이터를 세심하게 집계하고 명료하게 분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통계 수치 너머의 이야기를 깨닫습니다. 예방접종과 작은 보건 의료 단위 증가를 목표로 우선순위를 바꾸자 그 결과 스웨덴이 아동사망률 26퍼센트에서 8퍼센트로 떨어지는 데 60년이 걸린 일을 그곳에서 35년 만에 이뤄냅니다.


그의 세계관이 한 단계 더 변화한 계기는 카바 보건소의 루치아 수녀가 보낸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합니다. 갑작스런 다리 마비증세 환자들이 속출하자 위험한 감염병은 아닌지 조사하게 되었고, 콘조Konzo로 알려진 마비 증세를 일으키는 질병의 원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뭄으로 먹을 게 부족한 시기에 식량을 얻을 다른 방법이 없었던 이들이 선택한 결과이자 한 시스템에 어떻게 붕괴되는지를 보여준 사건입니다. 그들의 생활에 가까이 다가섰을 때에야 알게 된 이 여정을 통해 근본적인 인과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농업 경제가 궁핍과 극빈의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었던 겁니다.


젊은 시절 아프리카에서 겪은 일들은 모자보건, 극빈 지역의 바이러스 감염, 한정된 자원으로 보건 의료 시스템을 조직하고 이끄는 방법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대다수의 환자가 병원에 올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세계 보건에 관심 있는 의대생들조차 정작 세계 보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걸 강의 현장에서 경험합니다. 데이터가 틀렸다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선입견을 깨뜨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전문가들이 세계의 기본적 변화 패턴을 묻는 질문에 30년 이상이나 뒤쳐진 세계관으로 답한 겁니다. 우리와 그들로 나눠 여전히 이분법적 세계로만 생각하는, 낡은 세계관이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한스 로슬링은 선입견을 깨뜨리기 위한 노력으로 각 나라를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물방울로 표현해 설명하게 됩니다. 세계를 선진국과 저개발국으로 나누는 이분법은 오늘날의 세계와 무관하다는 것, 경제 발전이 진행됨에 따라 질병 부담이 영양실조를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감염성 질환에서 비감염성 질환 또는 고령층에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서서히 옮겨간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가 시각화 작업을 더해 이후 구글이 소스 코드를 사기도 했던, 그 유명한 물방울 도표가 탄생합니다. 새로운 세계 표현에 이바지한 물방울 도표와 함께 세계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조목조목 짚어준 결과물이 바로 <팩트풀니스> 책입니다.


건강과 보건 의료 서비스 제공에서의 세계적 차이,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회복시킬 최선의 방법에 대해 실천한 한스 로슬링. 어떻게 사람들이 세계적 규모의 발전을 이해하는 걸 어려워하는가를 이해하게 되는 여정을 담은 <팩트풀니스를 찾아서>. 2019년 2월 <팩트풀니스> 책 리뷰를 남기면서 그 해 최고의 책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 그의 자서전마저도 이렇게 제 마음을 사로잡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스 로슬링의 인생 스토리를 읽는 내내 놀라움과 울컥하는 감동이 동반됩니다. <팩트풀니스>로 현실의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고, <팩트풀니스를 찾아서>로 한 사람의 세계관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하는지 함께할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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