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화 12호 - 부조리 + 만화
<지금, 만화> 발간위원회 지음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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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문화가 활성화되면 대상 콘텐츠는 더욱 꽃피울 수 있습니다. 영화도 책도 그래왔습니다. 드라마, 영화 등의 원작 작품인 만화와 웹툰 전성시대. 제대로 된 만화와 웹툰 평론 문화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만화 비평의 중요성을 실천하고 있는 만화 비평지 <지금, 만화>.


재미난 콘텐츠의 문화예술 잡지가 많지만 만화 비평지라니! 만화에 관심은 있지만 평론 잡지가 있는 줄 몰랐던 분들 있으시겠죠? 만화 평론은 어떻게 하는지, 어떤 매력을 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화 비평을 향유하는 문화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출간된 <지금, 만화 12호>로 만화 평론의 세계에 빠져들어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D.P> 등으로 K-웹툰의 인기가 드높은 요즘입니다. <치즈인더트랩>, <이태원 클라쓰>, <나빌레라>, <경이로운 소문>, <유미의 세포들> 같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신과 함께>, <내부자들> 등 영화의 원작이 되기도 한 웹툰 콘텐츠 전성시대. 다양한 스토리, 소재, 장르 등으로 가득 찬 보물창고 같은 만화(웹툰)의 재발견입니다. 그리고 그 보물들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지금, 만화>. 웹툰 같은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만화의 역사를 관통하며 시대의 목소리를 냈던 만화의 현장을 되짚어봅니다.


<지금, 만화 12호>에서는 만화로 엿보는 시대정신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다룬 만화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가권력, 부패 정치인, 자본가, 가부장제와 권위주의, 플랫폼 노동, 우리의 존재 자체에 대해 질문은 던져온 만화들입니다.


파란만장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소재 삼은 시사만화의 흐름도 짚어볼 수 있었고, 바통을 이어받은 웹툰의 지향점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부조리에 관한 대표 만화(웹툰)와 숨겨진 보물들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도 만화 평론가들의 날카로운 비평이 인상 깊었습니다. ‘만화 평론이라는 분야도 있네?’ 하며 신기하더라고요. 책 리뷰어인 저도 만화 분야는 작은 파이로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만화>를 접하고 나니 만화 평론에 대한 찐 매력이 훅 다가옵니다.


그래픽 노블 세계도 살짝 관심 있는 제 눈길을 끈 글도 실려있고, 플랫폼이 주도하는 웹툰 시장의 문제점과 연결한 디지털 콘텐츠 노동자 환경에 대한 글, 현재 웹툰 생태계를 진단하는 글 등 만화(웹툰) 계의 전반적인 모습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만화 속 인생 명대사 코너를 보면 보고 싶은 만화 리스트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지금, 만화>에 실린 만화 평론가의 다양한 글을 읽다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도록 시각을 확장하는 속 깊은 콘텐츠가 많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영화, 책 등 문화 콘텐츠 리뷰어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만화 평론가들의 참고문헌을 보니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만화규장각' 자료도 있더라고요~ 사이트를 들어가 봤더니 만화계 뉴스, 만화책 자료도 있고 플랫폼이나 웹툰 IP에 대한 기획기사도 있고 만화평론가들이 쓴 비평, 칼럼도 눈에 띕니다.


얼마 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화·웹툰 평론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더라고요. 신인 만화평론가 발굴 및 기존 평론가 활동 기반을 조성하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평론 활성화 사업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하신 분들은 앞으로 <지금, 만화>나 "디지털만화규장각"의 필진(만화평론가)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올해 만화·웹툰 평론 공모전에는 어떤 비평 작품들이 수상했는지... 한번 찾아봤어요. 대상은 최윤주 평론가의 나윤희 작가론이 수상을 했더라고요. 웹툰 <고래별>로 유명한 나윤희 작가님... 이름이 친숙해서 그런지 어떤 평론 글인지 작품을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이사 작가의 <도롱이>나 김보통 작가의 <D.P 개의 날> 등 웹툰 주제로 한 평론이 상을 받았더라고요. 혹시나 다음 달에 나올 <지금, 만화 13호>에 평론 수상작품들이 실릴지 한번 예의주시하며 기대해 봐야겠어요 :D


만화·웹툰 평론 공모전 소식을 확인하다가, 디지털만화규장각 칼럼 코너에서 <도롱이>를 평론한 글을 보았는데요! 웹툰 <도롱이>가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되어 그 기념으로 비평 글이 게재되었더라고요. 네이버에서 재미있게 봤던 웹툰을 평론으로 만나니 또 새로웠어요!


조익상 만화평론가가 <도롱이라는 세계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만화작품이 가지는 인식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어요. 이무기를 도축하는 백정 집안이라는 배경 설정을 통해 종평등주의, 인간의 딜레마, 책임에 관한 이야기가 녹아들어있는 도롱이 작품의 평론을 읽으며 만화 평론의 세계를 또 한 번 알아갑니다.​


만화 발전을 위한 좋은 이벤트 소식이나 좋은 글들은 놓치지 말고 확인해 봐야겠어요. 만화 좋아하는 분들, 만화 평론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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