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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줄 마음 처방전
오왕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앞두고 읽기 좋은 책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무속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2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감정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일을 해온 오왕근 법사.
'화성인 바이러스', '스타킹', '엄지의 제왕', '놀면 뭐하니?', '강호동의 밥심' 등에 출연하며 화제가 된 저자는 사주의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왕근 법사가 경험한 것들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운명을 바꾸는 마음 처방, 사소하지만 대운을 불러들이는 효과적인 방법도 알려줍니다.
"완벽한 사주와 시련 없는 운명은 이 세상에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 책 속에서
예술고를 다니며 배우의 꿈을 가졌던 17세에 운명 상담가의 길을 선택했다는 건 본인도, 가족에게도 얼마나 큰 고민이었을까요. 다른 길도 아니고 세상의 편견과 잣대가 가득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니 부모님은 자식 농사에 실패한 사람이 되어버렸고, 자신은 낙오자로 낙인찍혔습니다. 그런 시련의 길에서도 편견을 지우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겠노라며 그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는 게 정말 대단합니다. 현재 그는 신점과 명리를 함께 보는 영 철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에서는 사주의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그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응원과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바꿀 수 없다고 착각하는 운명과 사주팔자. 하지만 운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그 벽을 깨기란 쉽지 않지요. 다만 갇혀 살지는 말자는 의미입니다.
포기하는 순간 그것은 운명이 아니라 숙명이 되어버린다며, 가망 없어 보이는 인생에도 작은 변화들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음을 들려줍니다. 그 작은 변화들은 매사에 더 신중하고 조심해서 일을 하고, 사주가 안 좋다 하면 큰 욕심부리지 말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태도를 가지고, 비관주의로 변하지 않게 도전 정신을 놓지 않는 것 등으로 가능해집니다.
어린 나이에 사회를 마주하며 살아오면서 감정 골이 극단적으로 깊은 사람들을 상담하다 보니 감정 쓰레기통이 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 스스로도 영글지 못해 고통, 후회, 아둔함, 자만심 등을 겪었다고 고백합니다. 사무치는 불안과 외로움과 싸우며 버틴 세월. 스스로 선택한 일이었음에도 직업에 가치와 신념을 갖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결국 그 시련의 기간은 더 단단한 내가 되기 위한 바탕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기대하며 법당을 찾아오는 사람들. 당장 잘 풀려서 잘 될 거라는 달콤한 말을 기대하지만, 오왕근 법사는 '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점을 볼 때 거창한 답만 얻으려 하지 말고 '때'만 알아도 큰 실패는 없다고 조언합니다. 현재 내가 나아갈 때인지, 물러설 때인지를 보기 위해 사주와 운수를 보는 거라고 합니다. 기다림이 힘든 사람, 지금 당장 성공해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발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무르더라고 합니다.
대통령 당선 예언과 연예인들의 사건들에 관한 예언이 적중하면서 이슈가 되었고, 예능 방송에 출연하면서 저도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과한 집중이 몰리면 탈이 나나 봅니다. 예약조차 힘들 정도로 수많은 상담 요청이 몰려들었고, 상담을 소화해내려고 애쓰자 결국 번아웃에 빠졌었다고 합니다.
책에서도 몇 번 언급이 되는데, 법정스님의 명언인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직업상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 삶을 살아왔기에 애잔한 감정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을 문득문득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들을 하나의 시련을 거쳐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시련이 오면 숙제를 줬다 하고 열심히 살아내려는 태도를 가지는 사고방식. 이것이야말로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요.
노력이 전부일 수도 없고, 운 만이 전부라고도 할 수 없는 인생. 사주팔자에 내 인생을 맞추려고는 하지 말라고 당부 또 당부합니다.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며 한숨짓는 인생살이이지만, 오왕근 법사는 운명이 바뀔 수 있는 방법, 위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재적인 힘을 쌓아올리기 위한 방법은 많다는 걸 담담히 들려줍니다.
올 한 해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말라고 위로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이죠. 운명에 한계가 있다고 좌절해있다면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에서 오왕근 법사가 고백하는 경험들이 큰 위로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