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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 - X이벤트, 위기와 기회의 시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극단적 사건을 의미하는 Extreme Event의 줄임말 X이벤트. 코로나 팬데믹처럼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여파를 몰고 오는 인간이 초래한 재앙을 뜻합니다. 비대면을 강요하는 코로나19 시대의 불확실성 앞에 놓인 우리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대응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국내 최초 미래학 연구, 교육기관, 과학적인 미래학 연구를 바탕으로 미래전략 수립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는 올해도 세상을 움직이는 흐름을 읽어내며 미래의 눈으로 현재를 결정하는데 도움 될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일반 독자를 위해 재구성된 여덟 번째 문술리포트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로 민간 지식인들의 지식과 통찰을 함께 해보세요.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는 경기침체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광풍을 몰고 온 가상자산, 전통 은행을 위협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몰고 올 미래를 살펴봅니다. 인공지능, 유전자 가위, 로봇 등 첨단기술의 오남용으로 일어날 미래도 상상합니다. 디지털 프로파간다로 위협받을 민주주의, 연금문제 등으로 인한 세대 갈등, 갈수록 나빠지는 한반도 안보 환경, 탄소 제로 사회의 실패로 변화할 환경 등을 짚어보며 국가적 이슈들에 대한 보완책을 제시합니다.
미지의 재앙 X이벤트를 상상해 볼까요. 첨단기술의 역습, 위드 코로나의 그림자, 금융과 사회의 대변동 정도면 재앙이 될 겁니다. 디지털 프로파간다, AI 알고리즘 오작동, 유전자 가위 기술에 의한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의 훼손 및 차별적 미래 사회의 가상 시나리오를 펼쳐 보이며 이해를 돕습니다.
역사적으로 꾸준히 수행되어온 프로파간다 전술이 이제는 디지털기술이 더해져 더욱 치밀해졌습니다.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조작 영상으로 대선을 좌우한다는 시나리오는 꽤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과거의 보이스피싱과는 달리 비디오피싱이라는 범죄행위 시나리오도 충격적입니다. 속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시나리오는 극단적 사건들입니다. 장점만으로 보이던 기술 이면에 숨어있는 문제들을 꺼내드는 식입니다. 현재 우리 통념으로는 불편한 일들이라 오히려 무시해버리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는 것과 이런 일들을 예측하고 상상해 미리 대비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우선의 방법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코로나19를 뛰어넘는 X바이러스 출현처럼 암울하고 비관적인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는데, 그저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대재앙은 첨단 과학기술의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무분별한 산업화나 난개발에 응대하는 자연의 역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도시의 미래를 재설계해야 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을 담보하기 위한 대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경제적 타격과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위기 대응 전략의 필요성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이미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덕분이기도 했지만 올해 뉴스에서 자주 들었던 단어 중 하나가 암호화폐였던 것 같습니다. 요동치는 가상자산 시장 앞에 어떤 과제가 주어졌고, 어떤 대응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짚어줍니다. 원인 불명의 블랙아웃으로 모든 전기 공급이 차단된 블랙아웃 사태, 빈곤한 노인층의 폭발과 세대 갈등 시나리오 등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해 보게 하는 시나리오 구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는 인간이 초래한 극단적 사건 X이벤트에 대처하는 STEPPER 전략으로 사회, 기술, 환경, 인구, 정치, 경제, 자원 분야로 구분해 미래전략을 제시합니다. 다가올 위기 속에 숨은 기회를 꿰뚫어보는 50개의 이슈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비대면 수업을 많이 하면서 언택트 교육으로 인한 학생들의 격차에 대한 설문조사에 몇 번 참여했던 기억이 있는데 인프라를 갖춘 교육 현장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을 대신할 수 있었지만, 경제적 여유와 디지털 역량의 수준에 따른 교육 불평등은 더욱 커졌던 한 해였습니다. 언택트 기술이 가져올 불평등처럼 내가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면 소외시켜버리기 쉽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모두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나비효과처럼 뜻밖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새로운 기술로 빚어질 불평등의 영역이 꽤 넓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기술이 일상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정확도의 이슈를 넘어 사생활 문제, 공정성과 차별 금지 등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알고리즘에서부터 고정관념이나 편견, 선입견 없는 데이터 구축이 왜 필요한지, 지능화를 상징하는 AI가 어떤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편의를 극대화한 지능형 시스템의 가치 중심에 사람이 빠졌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 등 현재 이뤄지고 있는 추진 방향을 되짚어보게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지성의 힘으로 해결해가면서 기존의 정치사회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대. 긍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여론 양극화 및 가짜 뉴스 문제가 빠질 수 없습니다. AI의 알고리즘을 통해 생산과 유포가 더 쉬워진 환경 속에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공간에 대한 규범과 공공 관리 가능한 거버넌스 창출의 필요성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이미 해외에서 시도하고 있는 해결방안도 소개하면서 한국형 모델에 대한 논의 활성화를 촉구하기도 합니다.
GMO 농작물에 보수적 태도를 보인 나라에서도 최근 유전자 편집 작물에 대한 새로운 검토가 진행되고 있듯 식량 문제와 작물 개량의 관계는 우리 식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문제인 만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은 가정에서도 스마트팜 시설을 가전제품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열렸는데 농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이슈도 흥미진진합니다.
가상 공간에서 재구성되는 메타버스 사회, 기술을 만난 정치와 행정, 부의 미래를 지배할 새로운 디지털 자산, 코로나로 강화된 비대면 기반 공유경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순환경제 등 일상과 사회에 닥쳐올 변화에 대한 대처 방향을 다룬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
각 분야 전문가 650여 명이 참여한 가장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미래 전망을 선보인 국내 최고 미래학연구소의 심층 분석 보고서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관심 이슈부터 먼저 찾아 읽기 좋은 구성입니다. 2022년 한 해를 위한 미래전략을 넘어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슈들을 살펴보며 코로나19 위기가 던진 다양한 시사점을 통해 전략 수립의 관점 변화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