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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일기 : 데번우드의 비밀
조 브라운 지음, 정은석 옮김 / 블랙피쉬 / 2021년 11월
평점 :
영국 아마존 평점 5.0 자연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의 위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소장 욕구 불러일으키는 멋진 책 <자연 일기 (Secrets of a Devon Wood : My Nature Journal)>. 자연 세밀화 도감을 보는 듯한 섬세함이 예술입니다. 빈티지한 감성의 색감이라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작가가 살고 있는 지역의 Devon Wood의 꽃, 식물, 곤충, 동물 등을 관찰하며 그린 동식물 89개의 그림이 실렸습니다. 예술가, 식물학자에게 영감을 주는 책으로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 자연애호가들이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입이 쩍 벌어지더라고요. 조 브라운 일러스트레이터의 몰스킨 다이어리를 스캔해 일러스트를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몰스킨 유선노트에 그림을 그리니 오히려 단조롭지 않아 보여서 매력적입니다. 중성지 아이보리 컬러감의 배경은 자연 일기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과 빈티지한 분위기를 돋웁니다.
흥미로운 동식물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이후 노트에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저 아름다운 그림이 다가 아닙니다. <자연 일기>는 그날의 날짜, 요일, 날씨, 위도와 경도로 표시한 장소가 페이지마다 표기되어 있어 기록의 의미를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의 기록이 담긴 <자연 일기>. 흔히 볼 수 있는 생물도 있고, 이런 게 있나 싶을 정도로 낯선 종도 만날 수 있습니다. 식물이면 식물, 곤충이면 곤충으로 나누지 않고 그날 그날 마주친 호기심 생기는 것들을 담아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발견했을까 놀랄 정도로 작거나 재빠른 생물도 많은데 자연을 관찰하는 작가의 예리한 눈길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관찰 대상에 대한 특징을 메모한 글은 원본 노트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편집되었습니다. 손글씨도 살짝 한 페이지 정도는 엿보고 싶긴 하더라고요. 재밌게도 글을 쓰다가 나중에 추가한 흔적이라든지 색깔을 테스트한 흔적이 실려있어 작가의 실제 노트를 손에 쥔 기분이 듭니다. 빈 페이지도 있으니 독자의 관찰 기록을 덧붙여보는 건 어떨까요.
차곡차곡 모인 기록의 힘은 역시 위대합니다. 정성 가득 담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나도 당장 뭔가를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칩니다. 반려식물을 키우며 가드닝을 한다면 집의 식물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는데 서툴더라도 반려식물을 그리다 보면 애정이 더 샘솟을 것 같아요. 그 어떤 자연관찰 도감보다 멋진 나만의 자연 일기, 도전해 보세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13/pimg_796012163318797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