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인 가구 생활 - 비혼 여성 둘이 같이 살고 무사히 할머니 되기 프로젝트
토끼.핫도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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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0만 원 직장인이 무사히 혼자 할머니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게 가능할까? 혼자 살고 싶은데 혼자는 안 되겠고, 결혼하지 않고 친구랑 살기로 한 두 여성이 있습니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20대 직장인 토끼(필명)와 혼자서도 잘해요가 인생의 캐치프레이즈인 30대 직장인 핫도그(필명)가 지속 가능한 여성 공동체라는 꿈을 실현하는 여정을 보여주는 책 <여성 2인 가구 생활>.


핫도그는 10년이 넘는 자취 기간에 10번도 넘게 거취를 옮기며 프로 자취러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집세, 생활비가 부담되자 동거인을 구하고 싶어졌습니다. 그저 집의 일부분을 나누어 쓰는 하우스메이트, 룸메이트가 아닌 긴 호흡으로 함께 살아갈 사람. 결혼 계획 없이 오랫동안 같이 살 사람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직장 동료이자 재테크 스터디를 같이 하고 있던 토끼가 부모님의 이사로 강제 독립을 하게 되자 토끼와 핫도그의 더불어라이프가 시작됩니다.


둘은 가치관이 비슷했습니다. 특목고, 대입, 취업까지 퍼펙트한 정석을 걸어온 토끼는 결혼이라는 퀘스트 앞에서 머뭇거렸습니다. 핫도그 역시 연애의 소모적 에너지보다는 홀로 라이프가 딱 맞는 길이라고 판단했기에 결혼하지 않고서도 건강하고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한 길을 고민합니다. 그 길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여성 2인 가구 생활이었던 겁니다.


여성 공동체를 향한 가치관은 닮았지만, 둘의 성격은 꽤 달랐습니다. 초미니멀리스트 토끼와 맥시멀리스트 핫도그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매 끼니 잘 챙겨 먹자 주의와 즉석식품파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필연적으로 갈등 상황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일요일 오후 저녁 시간마다 토핫 가족회의를 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집안일은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주부라면 공감할 겁니다. 사람마다 자기 눈에 들어오는 집안일이 다르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사실 결혼해서도 부부간 소소한 다툼의 대부분이 이 지점일 겁니다. 둘은 일주일 동안 한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어필합니다. 생색내기를 장려하는 거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보다 잘 말하는 사이가 되도록 연습하고 있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여성 2인 가구 생활>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받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버리기를 잘 하는 토끼가 핫도그의 어마어마한 짐을 무조건 버리도록 강요하기보다는 필요한 물건을 묶음으로 사는 것의 장점을 경험을 통해 깨닫는 것처럼 서로의 모습에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배워나간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어쩌면 함께 산다는 건 다른 두 사람이 서로 닮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었다." - 여성 2인 가구 생활 


서로의 취향이 섞이며 서로의 세계가 넓어짐을 경험한 토끼와 핫도그.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해보지 못했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타인의 취향이 주는 즐거움을 스스럼없이 만끽할 줄 알게 됩니다.


함께 세운 생활 스터디의 목표는 무사히 할머니 되기입니다.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글 쓰고 책을 읽습니다. 무엇보다 애초에 동거인을 구하게 된 이유가 경제적 문제였던 만큼 경제적 자유를 위해 도서관에서 재테크 관련 책을 읽으며 열정적으로 공부합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돈을 갖는 게 목표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미래의 내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소비했던 무분별한 습관은 현금으로 일주일 예산을 뽑아 그 안에서만 소비하는 습관으로 바꾸며 (반년 정도는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합니다) 이제 월급 안에서 티끌 모으기에 돌입합니다. 초라한 숫자만 찍혀있던 통장 잔고였지만 결국 1억 모으기를 달성하고, 이후 더 큰 목표를 세워 도전 중인 그들. 혼자서라면 못했을 것을 함께하니 가능했다고 고백합니다.


<여성 2인 가구 생활>에서는 비혼 여성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집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재테크 공부법과 실천법, 지적인 할머니가 되기 위한 다양한 취미 생활과 독서 습관, 외모에 대한 강박 대신 운동하고, 영양제 챙겨 먹고, 몸에 좋은 식자재로 요리하는 즐거움의 기쁨을 들려줍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토끼와 핫도그가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심리적 배척이 덜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에 대한 정의를 협소하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집니다. 부부를 중심으로 한 혈연관계로만 한정 짓던 가족의 개념이 이제는 더불어 같이 개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지요.


비혼을 꿈꾸는 사람에게 실용적인 이야기와 심리적 응원이 가득한 <여성 2인 가구 생활>. 다양한 삶의 형태가 현실 세상에서 자유롭게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살면서 충만한 일상 라이프를 함께 꾸려나간다면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면 외로울 때, 아플 때 어쩔 거냐는 말을 듣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꼭 결혼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토끼와 핫도그의 이야기는 비혼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에게 롤모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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