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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과학이다 - 하버드 행동 과학자 겸 데이트앱 개발자가 분석한 연애의 과학
로건 유리 지음, 권가비 옮김 / 다른 / 2021년 8월
평점 :
연애할 때 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내 연애는 왜 자꾸 실패하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야 할 책, 하버드 행동 과학자이자 데이트앱 개발자 로건 유리가 들려주는 연애 코칭 <사랑은 과학이다>.
사랑은 타고난 본능이 맞지만 연애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좋은 인연이란 '만드는 것'이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랑을 만나고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배워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튼튼한 관계를 만들려면 의도적인 사랑을 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우리가 취한 일련의 선택에서 비롯된 결과로서의 '의도적인 사랑'을 뜻합니다. 연애하는데 있어 나쁜 습관을 인식하고, 데이팅 테크닉을 교정하고, 관계를 결정지을 중요한 대화에 도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랑은 과학이다>. 어떻게 사랑을 찾아내고 오래 지속시킬 수 있을지 연애학과 행동 과학을 이용해 알려줍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연애를 가로막고 있는 나의 성향을 파악해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 성향이 연애 생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면 그동안 실패한 연애 패턴이 이해될 겁니다. 내가 무엇의 의욕을 느끼는지, 무엇에 헷갈리는지, 무엇에 꺾이는지를 연애 성향 테스트로 발견하게 됩니다.
동화 속 사랑의 힘을 믿는 낭만형, 확실한 사람을 찾았다는 확신이 들기를 기다리는 극대형, 연애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는 주저형. 세 가지 연애 성향의 특징을 설명하고,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이때 행동 과학의 마인드셋 개념이 등장합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의 태도와 기대가 우리가 할 경험의 맥락이 되고, 그 경험은 다시 우리가 정보를 해석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연애의 단계마다 이 마인드셋이 파급력을 발휘합니다.
심리학자 르네 프라니욱은 소울메이트 마인드셋과 문제 해결 마인드셋이라는 연애와 관련한 마인드셋을 소개합니다. 낭만형 사람들은 소울메이트 범주에 속하는데, 올바른 짝을 찾으면 관계가 만족된다는 마인드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기다리려고'하지, 사랑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게 됩니다. 기대감으로 초반엔 관계를 빠르게 진척시키다가도, 난관을 만났을 때 문제를 극복하려고 애쓰느니 차라리 관계를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반대로 문제 해결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연애를 훨씬 잘 해나갑니다. 관계가 부진해지면 포기하는 대신에 관계 회복에 필요한 일을 합니다. 자신이 낭만형 연애 성향인데 연애를 오래 하고 싶다면, 문제 해결 마인드셋을 갖춰야 가능해집니다.
왜 특정 유형 사람들에게 매료되는지, 지난 연애가 왜 제대로 안됐는지, 왜 특유의 나쁜 습관이 생겨서 고통을 겪을까요. 불안 애착형, 안정 애착형, 회피 애착형으로 설명하는 애착 이론이 적용됩니다. 밀착감을 갈망하지만 진전은 안 되는 불안형은 안정형을 만나면 따분하게 느끼는 탓에 무던한 안정형과의 연애에 실패하는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짧은 연애가 아닌 인생 반려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이 책에 관심이 있겠죠? 함께 삶을 가꿀 사람을 선택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 대부분 편파적이고 왜곡된 평가를 내린다고 합니다. 돈, 외모, 비슷한 성격, 공동 취미를 우선시하며 평가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특징이나 공동 관심사에 집중하는 겁니다. 표면적인 특징이라든지 상대를 처음 만난 순간 쉽게 식별되는 자질보다 더 중요한게 따로 있는데 말입니다.
안정된 정서와 친절함, 의리, 성장 마인드셋, 나의 긍정적인 면을 드러나게 하는 성격, 잘 싸우는 기술, 어려운 결정을 함께 내릴 수 있는 능력 등이 더 중요하다고 해요. 연애 중에 혹은 적어도 몇 차례는 더 만나야 드러나는 것들입니다.
자신이 원하는게 뭔지, 오래 지속되는 연애에서 뭐가 날 행복하게 해 줄지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몇 장으로도 사람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이제는 이해하게 됩니다. 표면적인 프로필로 평가 내리며 연애 쇼핑하는 디지털 데이팅의 함정을 피하는 대신 이점을 누리도록 돕는 제대로 된 데이트 앱 사용법을 익혀야 합니다.
저자는 앱을 보고 사람의 특성을 읽는 작업이 과학이라기보다는 예술에 가깝다고 합니다. 진짜 짝을 만나면 바로 그 순간 불꽃이 튈 것이다, 스파크는 언제나 좋은 거다, 스파크가 있다면 그 관계는 성장 발전한다는 대표적인 연애 미신이 왜 틀렸는지 짚어줍니다. 괜찮은 상대를 골라내는 데이팅 기본값을 설정하는 방법과 마인드셋 전환을 통해 더 나은 선택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도와줍니다.
커플이 다음 단계로 넘어설 때 확고한 결단으로 진행하거나 반대로 어물쩍 넘어가기로 진행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관계를 규정하고 동거 문제를 다루는 법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는 법을 배운다면 계속 나아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에겐 동거가 결혼을 보증하는 분명한 신호로, 누군가에겐 전혀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균열을 알아차릴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연애가 불만스러울 때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테스트, 헤어지기로 결정 내리는 과정, 연민 어린 이별을 하는 법,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법 등 이별 컨설팅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결혼해도 될까 고민처럼 중대한 결정은 서둘러 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하면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부분을 확인하며, 각자 원하는 바가 달라도 기꺼이 타협할 마음이 있는지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책에서는 6개월 정도 하룻밤에 한 가지 대화를 나누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어떤 때는 대화가 잘 통하지만 어떤 때는 벽이 생긴 것 같을 때도 있을 겁니다. 관계는 항상 변하는게 본질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우리의 성장과 변화 역시 멈추지 않음을 안다면 유연한 관계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언제 사람을 만나러 나갈지, 누구와 데이트할지, 잘못된 상태라면 어떻게 인연을 끊을지, 제 짝을 만났다면 언제 정착할지 등 그때그때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랑은 과학이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는 사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의도하며' 사랑해야 가능하다는 걸 일깨워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