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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까지 꼭 알아야 할 35가지 일본
이선경.이호영 지음, 이한울 그림 / 썬더키즈 / 2021년 7월
평점 :
도쿄 올림픽으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좀 더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요즘. 욱일기 응원 허용으로 반발을 사는 데다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한 군함도 역사왜곡 등으로 시끄럽기도 하고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이어진 노재팬,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 숱한 논란을 낳는 일본. 이런 복잡한 문제들을 우리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일본의 역사, 정치, 사회, 문화를 통틀어 담아낸 35가지 이야기로 일본에 대한 시선을 넓힐 수 있는 <열세 살까지 꼭 알아야 할 35가지 일본>. 부모와 함께 읽기 좋은 지식책이에요.
태양의 근본이 되는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일본.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규슈 네 개의 큰 섬과 6,500개가 넘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지리적으로 대한민국과 아주 가까운 나라여서 역사적으로 친밀하게 교류했을 때도 있고, 침략을 받기도 하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고 서양으로도 일찌감치 문화를 전파했습니다. 고흐 등 유명 유럽 화가들의 그림에서 일본 흔적을 볼 수 있기도 한데요. 일본 전통 풍속화 우키요에 덕분이라고 합니다. 당시 먼 곳으로 보내는 물품에 우키요에 그림이 찍힌 포장지를 이용하면서 유럽인들로부터 일본 문화는 새롭고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하면서 대한제국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으니 반세기 늦은 셈입니다.
우리의 K-Pop처럼 일본 문화 중 저패니메이션의 인기는 세계적입니다. 아톰, 짱구, 도라에몽, 명탐정 코난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 만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일반 영화와 경쟁을 겨룰 정도로 퀄리티가 높고 사랑을 받습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수출하는 것도 세계화에 일조한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가부키, 오리가미 같은 일본 전통문화, 세계화에 성공한 초밥이나 우리나라 베이커리 가게에도 빠지지 않고 있는 단팥빵 등 일본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외모 차이는 크게 나지 않지만 기질은 차이가 납니다. 두 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알려줍니다. 스미마셍 (미안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일본인은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마인드가 강박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볼 때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요.
재일조선인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왜 재일한국인이 아니라 재일조선인이라고 하는 걸까요. 북한과 남한으로 갈라졌을 때 둘 중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했던 재일조선인들. 조국이 통일할 때를 기다리겠다며 조선 국적 그대로 있었던 이들이 바로 재일조선인입니다. 이들은 국가가 없기에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재일조선인 3, 4세들 중 일부는 귀화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3만여 명의 재일조선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동아시아 최강자를 꿈꾼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조선의 모든 물자가 전쟁에 동원된 비극의 역사를 안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강제 징용, 위안부 문제가 나오면 답답해집니다. 지옥섬이라 불리는 군함도의 해저 탄광 이야기는 비극임에도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근대화 산업의 유산으로 포장해 등재했습니다.
일본은 왜 조선의 주권을 빼앗았을까, 일본은 왜 자살 특공대를 만들었을까, 전쟁 후 일본은 어떻게 부자 나라가 됐을까, 일본은 왜 독도를 탐낼까, 일본의 욱일기 응원은 왜 비난받을까 등 일본과 관련한 전쟁과 국제 분쟁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열세 살까지 꼭 알아야 할 35가지 일본>. 다행히 한국인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한 일본인 이야기도 담겨 있어 답답한 가운데 희망의 숨통을 안겨 줍니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평화의 소녀상 설치 문제, 여러 인사들의 망언, 경제 보복 등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일본을 두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곡된 역사를 학교에서 배우는 일본 학생들이 어른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OX 퀴즈, 초성 퀴즈, 진실 게임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일본에 대한 이모저모를 배울 수 있는 <열세 살까지 꼭 알아야 할 35가지 일본>.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진실이 담긴 소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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