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전하는 견고한 삶의 가치
신순규 지음 / 판미동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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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시각장애인으로서 45년, 외국인으로서 39년, 증권분석 일을 하는 애널리스트로서 26년의 삶을 살고 있는 신순규 저자. 첫 에세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면 두 번째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은 코로나19로 혼란한 시대에 빛을 발하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세계 최초 CFA(공인재무분석사) 취득한 신순규 저자는 월가 투자은행 JP모건을 거쳐 현재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에서 증권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투자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견고함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음식을 할당해 식구들과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을 정도였던 미국의 현실을 경험하며 의료 시스템의 견고함을 체감했고, 삶의 견고함까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위기의 시기에 개인적인 견고함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과연 무엇이 나를 이 험한 세상에서 불확실로 채워진 미래를 하루하루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건지 말입니다. 생각, 가치관, 마음가짐, 믿음 등에서 우러나오는 내적인 견고함이 어떻게 생기는지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에서 들려줍니다.


베스트셀러 등극했던 첫 번째 에세이도 좋았고, 이번 책은 더 좋네요. 지금 상황에 필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여서 특히 가슴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넓고 깊은 통찰을 들려주는 저자의 목소리에서 더 넉넉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견고한 내면을 추구하는 저자의 마인드가 글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2020년 3월 6일 이후 재택 근무에 돌입하고,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며 가족이 하루종일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슬기로운 재택 생활 노하우가 없다면 삐걱대기 십상이지만, 그럴 때마다 어떤 관점으로 그 상황을 바라보는지 저자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미래는 언제나 투명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선택한 관점 덕분에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행복한 오늘을 위해 필요한 건 힘든 상황들을 해석하는 관점이라고 말합니다. 현실적인 이해,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해석 같은 것들 말입니다.


견고함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을 들려주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기업은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드는 견고함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의 그 어떤 폭풍도 나를 파괴하지 못할 내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견고함을 '선택'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저자는 시각장애라는 연약함에 끌려다니는 삶을 거부했기에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는 똑똑하지도, 본성이 강하고 끈기 있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고백하지만, 없는 근육을 땀과 인내로 만들어 내듯이 정신력의 근육을 만들기 위해 애썼습니다. 숱한 장애물과 근심 걱정 앞에서 견고함은 큰 무기가 되었다는 걸 가족 또는 일에서 겪은 에피소드로 들려줍니다.


예전엔 아들의 롤모델로 시작장애 아버지라는 자리에 대해 부담스러워 했던 마음을 가지기도 했다는 저자. 장애와 상관 없다고 고집할 수 없는 근심 걱정들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쓸데없는 근심, 죄책감, 미안함은 안고 살지 않아도 되었다는 걸 깨닫게 한 아들과의 감동 에피소드도 큰 울림을 주더라고요. 이제는 삶의 불필요한 짐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외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들을 짚어줍니다.


아내 그레이스와의 에피소드도 인상 깊습니다. 감원 사태로 걱정하던 그에게 직장을 잃으면 자신이 먹여 살린다고 당당히 외친 아내가 있어 어두움 속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아내와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무책임한 생활 습관을 경계하게 되었고, 오래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노력을 해나갑니다.


자기 인식·관리·존중·책임 등을 모두 포함하는 자기 사랑, 살다 보면 세상과 타협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럼에도 나의 마음이 허락할 수 없는 타협의 경계선인 소신, 오늘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습관 등 내적인 견고함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들려줍니다.


언제든지 들이닥칠 수 있는 삶의 폭풍 속에서 의미로 가득한 삶을 사는 법을 이야기하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혼란의 시대에 더 빛을 발하는 33가지 가치를 만나보세요. 장애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 신순규 저자처럼 삶의 기술을 내것으로 만드는데 꼭 필요한 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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