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성교육 시작합니다 - 당황하지 않고 몸·SEX·성범죄 예방법을 알려준다
후쿠치 마미.무라세 유키히로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아이들 성교육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학교에서 알려주겠거니 하며 손놓고 있는 집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교육과정에서의 성교육은 유명무실해 제대로 된 성지식을 갖추지 못한다는 현실! 아이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부분은 오히려 외부적으로 얻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성에 대한 오해, 편견, 망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집에서 성교육 시작합니다>는 유아기부터 성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보통 성교육은 초등학교 들어가거나 사춘기가 시작할 때쯤으로 생각했던 부모라면 생각보다 이른 시기부터 해야 하는 것에 놀랄 겁니다.


25년간 고등학교 보건체육과 교사로 근무하고 퇴직 후 25년간 여러 대학에서 성과학을 강의한 무라세 유키히로 저자는 4세부터 11세까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집에서 성교육 시작합니다>를 썼습니다. 후쿠치 마미의 귀여운 만화 일러스트로 만나니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힙니다.


자매끼리 밖에서 노는 시간이 늘다 보니 성적 대상이 되는 사건 사고 뉴스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 엄마, 동성의 남편에게 아이의 성교육을 맡기자니 시원찮을 것 같아서 고민인 엄마, 발육이 빨라 가정에서 미리 교육 부탁한다는 학교 선생님의 메시지를 받은 엄마 등 4세부터 11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등장해 서로 고민을 나눕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겠지', '저절로 알게 되지 않을까?', '우리 아이는 아직 일러.' 같은 생각으로 다들 성교육을 시작하지 못한 부모의 사례가 남일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부모 역시 어릴 때 어른에게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보니 가르칠 수도 없습니다.


유아기부터 성교육을 시작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어른들이 만든 영상부터 접하면 망상과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왜곡된 인간관이 형성될 우려가 있습니다. 올바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행위에 대한 호기심만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제대로 배우면 오히려 신중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올바른 성지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집에서 성교육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부모가 성을 입에 담기 민망한 성격도 있을 테고,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할 수 있는 노하우도 없다 보니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집에서 성교육 시작합니다>는 이런 부모의 고민을 확실히 해결해 줍니다. 껄끄러운 성교육을 만화로 쉽게 배우고, 자녀에게 알려주는 방법까지 문장으로 예시를 들어 소개하고 있어 입에 붙도록 반복 연습만 하면 됩니다.


집에서 가르칠 때 반드시 알려줘야 할 3가지가 있다고 해요. 만지면 안 되는 중요 신체 부위를 알아야 하고, 성범죄 방지를 위해 No·Go·Tell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의논하는 부모와 자녀 간 사이가 되도록 애정 표현법을 평소 실천해야 합니다. 


역시 중요한 건 부모의 노력입니다. 부모가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 말하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거부감이 사라지고 담담하게 말할 수 있다고 응원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배우는 성교육 <집에서 성교육 시작합니다>. 담담하게 사실을 말하고,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관심 보일 때면 답해주는 것이 최상이고, 고학년 이상은 동성 부모가 알려주거나 여의치 않을 땐 책을 읽게 해도 된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가르칠 때 주의할 점도 콕콕 짚어줍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짚어줘서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궁금해하는 자녀의 경우 단순히 엄마와 나의 연결고리를 확인하고 싶어 물을 수도 있고, 어떻게 배속에서 태어나는지 원리를 알고 싶어 하는 것처럼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그 의도를 알아채면 더 좋은 답변을 해줄 수 있습니다. 출산에 관한 성교육에서도 힘들게 낳아주었다는 식의 표현은 금물! 아이와 엄마의 공동 작업으로 표현하도록 조언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교육 정의부터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생명, 몸, 건강의 학문입니다. 성은 지식이나 학습으로 형성되는 문화이며 그 구조의 기본은 자연과학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인격을 형성하는 데 꼭 필요한 교양과 지성이라고 정의합니다.


남에게 묻기 어려운 자녀 성교육에 관한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집에서 성교육 시작합니다>. 중요한 건 자신과 타인의 몸과 마음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는 게 핵심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성교육이 필요하단 걸 인지하면서도 마냥 외면하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었어요. 미묘한 신체 접촉으로 불쾌한 감정이 생겨도 꾹 참기만 하는 피해자가 되는 일도, 왜곡된 성지식으로 가해자가 되는 일도 없도록 올바른 성교육을 해야 할 필요성과 실천법을 제시한 고마운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