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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원하는 아이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0
위해준 지음, 하루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평점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분 우수상을 받은 <모두가 원하는 아이>. 우리 아이들이 읽을만한 자존감 책으로 추천합니다.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에 모인 아이들. 버튼 하나로 누구나 쉽게 새로운 성격을 가질 수 있는 곳입니다. 더 나은 내가 되기를 꿈꾸는 아이들이 이곳에 있습니다. 열정의 레드 버튼, 집중력의 블루 버튼, 사교성의 옐로 버튼, 매력의 핑크 버튼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합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고치고 싶어 스스로 이곳에 온 아이도 있는가 하면, 부모님의 등쌀에 억지로 온 아이도 물론 있습니다. 열두 살 주인공 '나'는 그 어떤 버튼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투명 마개를 꽂은 듯 말하는 법을 잃은 '나'를 위해 부모님이 이곳에 보냈지만, 그 어떤 버튼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제의 약한 나를 잊어. 완벽한 내가 될 거야. 모두가 원해, 달라진 나. 모두가 원해, 달라진 나." 유명한 유튜버 메리 재인의 홍보 영상이 펼쳐지는 이곳. 정말 저 노래 가사처럼 완벽한 나를 만들 수 있을까요. 달라진 나를 원하는 건 나인지, 주변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정신성형 버튼은 참 매력적인 기술 같아 보이지요. 그런데 메리 재인 역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춤추는 것을 좋아해 유튜버가 되었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더 많은 것을 하라고 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하라고 합니다. 연구소장인 고모의 부탁을 받아 홍보 영상을 찍었지만, 정신성형을 받으라고 강요하는 탓에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합니다. 그러다 '나'를 만나지요.
연구소장 프로 박사는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들어가 규칙을 어긴 '나'에게 괘씸죄를 적용합니다. 버튼에 관심 없는 '나'에게 오히려 맞춤 버튼을 선물해 준다는 제안을 합니다. 선물을 받을지 벌을 받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과연 '나'의 선택은? 바꾸고 싶은 것들이 손쉽게 성형 가능한 기술이 생긴다면 과연 우리는 그 기술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듣고 싶은 말은 '우리 아이는 지금 이대로 충분해요.'라는 말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그저 나약할 마음일 뿐일까요. 스스로의 힘으로 더 나아지고 싶지 정신성형으로 만들어지는 건 싫다고 분명히 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 '나'이지만 그걸 부정하는 대신 믿음과 안정감을 가질 때 오히려 새로운 모습이 드러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모두가 원하는 아이>. 그거야말로 진정한 성장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길을 가다 전신 성형 광고판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작가의 말에 우와~! 이렇게 멋진 이야기로 탄생하다니요. 초등도서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울컥할만한 주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