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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스파이 스키 스쿨 1~2 세트 - 전2권 ㅣ 책이 좋아 3단계
스튜어트 깁스 지음, 김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5월
평점 :

007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푹 빠졌던 시절이 있었는데 스파이물의 공식들이 뻔하면서도 끊을 수 없는 매력 때문에 사랑하는 장르물입니다. 정통 스파이물의 멋진 요원 캐릭터에 심쿵하기도 하고, 코미디로 비튼 스파이물 역시 그 나름대로 허당끼를 만끽할 수 있어서 재밌고요. 흥미로운 건 영미권에선 키즈 스파이물도 무척 많다는 거였어요. 어린이 첩보 액션 소설 <스파이 스키 스쿨>도 스튜어트 깁스 작가의 '스파이'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전작 <스파이 스쿨>, <스파이 캠프>, <악당 스파이 스쿨>에서 스파이를 키우는 비밀 학교에 다니는 벤의 모험기를 담은 스파이 시리즈. 이번엔 정식 스파이 임무를 맡아 스키장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선보이는 <스파이 스키 스쿨>입니다. 앞의 책을 읽지 않아도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읽고 나면 너무 재밌어서 전 시리즈를 다 읽고 싶어질 거예요. 스파이 시리즈는 '책이좋아3단계'에 해당하는데 초등 고학년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스파이 하면 떠오르는 기밀문서. 영화에서는 지령 전달 후 자폭하는 장면들이 펼쳐지는데 우리 아이도 그런 장면들 정말 재밌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급비밀 기숙학교인 스파이 스쿨에 다니는 벤. 사실 벤은 스파이에 특출난 재능을 가진 아이는 아닙니다. 사건에 얼결에 개입하면서 너무 많은 비밀을 알게 된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정식 학생이 된 케이스였거든요. 한편 학교에서 가장 뛰어난 스파이 훈련생 에리카는 집안이 대대로 첩보원 출신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온갖 훈련을 받아왔습니다. 얼음 여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선 넘사벽 존재입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듯한 벤과 에리카는 전작에서도 얽히고설키는 관계입니다. 스파이물에서 빠질 수 없는 공식 중 하나가 로맨스이기도 한데 풋풋한 청소년 로맨스도 기대하세요. 그나저나 이번엔 무슨 사건이길래 아직 부족한 게 많은 훈련생 신분인 벤이 작전의 핵심 요원이 되었을까요.
<스파이 스키 스쿨>의 악당은 전혀 빈틈이 없는 레오 청이라는 인물입니다. 중국에서 갑자기 미국행을 하면서 분명 음모를 꾸미고 있건만 구체적인 정보를 CIA에서도 모르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마침 딸 제시카의 스키 강습을 위해 스키장으로 온 레오 청. 그런데 CIA도 못한 일을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 시점에서 들려주는 스파이 훈련기는 꽤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흥미진진의 연속입니다. 작전 수행 직전 들떠(?)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그 나이대의 평범한 일상이 엿보여 실감 납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재능이 없어 기죽기 일쑤였던 벤이 성장하는 과정도 한 방의 무언가가 아니라 소소한 것들에서 성취를 얻어내며 자신감을 얻어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각자의 장점이 팀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함께 할 때 필요한 자세와 태도를 사건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도 합니다. 티격태격 싸움이 끊이질 않고 삐거덕대면서도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파이 스키 스쿨>. 아이들의 모험, 액션 그리고 로맨스 한 스푼이 엮어가는 이야기를 스튜어트 깁스 작가의 흡인력 있는 스토리 덕분에 흥겹게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사실 자연스럽지 않은 소재인데도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적당한 유머와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어린이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