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곰 아저씨 상상그림책 2
바네 코스투라노프 지음, 신유나 옮김 / 옐로스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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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 어디든 소중히 들고 다니던 물건이 있나요? 애착 물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스누피 친구 라이너스의 담요입니다. 꼬질꼬질한 담요가 되었는데도 놓질 못하죠. 애착 인형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었을 정도로 특별한 물건에 접촉하는 애착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입니다.


<나의 곰 아저씨>는 어린 시절 최고의 단짝 친구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2019년 독일 뮌헨 국제청소년도서관에서 주는 화이트 레이븐 상과 2019년 마케도니아 출판사협회 최고의 일러스트 어린이책을 수상했습니다.


커다란 곰 아저씨가 꼬마 소녀를 포근히 품어줍니다. 보통날도 특별한 날도 언제 어디서든 곰 아저씨와 함께입니다. 낮이든 밤이든, 계절의 흐름에 따라 곰 아저씨와 꼬마 소녀가 세상의 경이로움을 함께 만끽합니다.


맑은 날 햇살을 맞이하면서, 바람을 맞으면서, 하늘의 달을 바라보면서 매일매일을 곰 아저씨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즐거운 일에만 함께하지는 않았습니다. 몸이 아플 때에도 곰 아저씨는 꼬마 소녀 곁에 묵묵히 있습니다.


부드러운 분위기의 일러스트가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풀어주는 느낌이에요. 무덤덤할 것만 같은 곰 아저씨의 깨알 표정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그날이 옵니다. 아이들은 한순간에 쑥 자란다고들 하죠. 절대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유아기 행동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집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유년 시절의 추억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곰 아저씨도 어느 날 혼자 남겨졌습니다. 꼬마 소녀는 이제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또래 친구와 노는 게 더 즐겁습니다. 뒤에 남겨진 곰 아저씨는 이제 꼬마 소녀에게 잊히는 걸까요. 결말은 상상한 것보다 더 만족스러울 거예요.


그림책 <나의 곰 아저씨>는 소녀와 곰의 관계 변화를 그림으로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상의 불안과 두려움에서 든든히 지켜주는 존재였던 커다란 곰 아저씨. 어쩌면 부모의 존재도 곰 아저씨와 같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가 성장하고 자립하면서 부모의 역할은 옅어지지만 그렇다고 존재의 소멸을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 무엇이든 간에 사랑을 품은 존재가 내 유년 시절을 지켜줬다는 고마운 느낌을 가져본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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